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6·13 지방선거를 앞둔 11일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 “(자진사퇴를 하지 않은) 김 후보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당선시키러 나온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와 김 후보 사이의 단일화 논의가 무산된 이후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가양역에서 출근길 거리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자진사퇴하지 않은 것은 야권 시민들의 마음을 오히려 배신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그는 “제 목표는 서울시장 당선뿐이다. 어떻게 하면 박원순의 지난 7년을 심판하고 4년이 더 연장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지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김 후보는 서울시장 보다는 (지방선거 후) 정계개편에 더 관심이 있고 (변화의 국면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고 김 후보를 비판했다.
안 후보는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모두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요즘 민주당을 보면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의 도덕적 문제가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며 “안희정 전 충남지사부터 시작해서 끊임없이 유사한 문제가 이어지는 걸 보면 민주당에는 전반적으로 도덕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를 비롯해서 이제 막말의 정도가 수위를 넘고 있다”며 “‘이혼하면 부천가고 망하면 인천간다’는 말을 하는 걸 보면 망해가는 정당의 사고방식을 제가 차마 입으로 옮길 수 없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양당을 비판하며 바른미래당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양쪽 거대 정당의 도덕적 타락, 망해가는 모습을 보면 서울시민들도 결국 믿고 의지할 곳은 3번(바른미래당)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와 김 후보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맞서 단일화 논의를 해왔으나 협상이 무산된 후 각자 보수층 유권자 표심 잡기에 나섰다. 두 후보는 지난 3일 회동을 가진 뒤 물밑에서 단일화 협상을 진행해왔다. 10일 안 후보는 종전처럼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으나 김 후보는 후보 단일화 논의 중단을 선언해 협상이 무산됐음을 알렸다.
한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장 선거에 김문수 후보는 ‘안찍박’(안철수를 찍으면 박원순이 당선된다), 안철수 후보는 ‘김찍박’(김문수 찍으면 박원순 당선된다)을 하고 있다”며 “분명한 것은 두 후보 모두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예측한다”고 꼬집었다.
김지애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