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가방’ 김정은도 가지고 있나…전문가들 “없거나 안 가져올 것”

입력 2018-06-11 10:10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대통령궁인 이스타나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나고 차량을 나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핵보유국 정상들이 해외 순방 시 핵무기 통제를 위해 가지고 다니는 ‘핵가방’을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가져갔는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핵가방은 핵무기 통제체계가 담긴 가방으로 그 위험성 때문에 ‘판도라의 상자’에 비유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핵보유국인 미국의 핵가방은 ‘뉴클리어 풋볼’로 불리는데 무게가 20㎏가 넘으며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 이동할 때에는 항상 백악관 군사보좌관의 손에 들려 따라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핵가방 안에는 영화에 나오는 빨간색 핵 발사 버튼이 달려있지는 않다. 다만 핵공격을 결정하고 전파할 수 있는 보안카드와 소형 통신장치가 달려있다. 이외에 핵 공격 옵션 책자와 대통령 진위 식별카드, 행동지침 등도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행도 핵가방을 지참했다.

북한은 올해 신년사에서 “핵단추가 내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은 위협이 아닌 현실”이라고 언급하기도 해 자체적인 핵 통제 시스템은 구축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심이 집중되는 점은 북측도 이런 ‘핵가방’을 제작했는지 여부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 중국을 방문했지만 수행원 중 핵가방을 든 인원은 포착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가방을 제작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핵을 병기화하는 데 모든 전력을 쏟아 핵무기를 통제하거나 운용하는 등의 시스템은 아직 핵무기 성능을 뒷받침할 만큼 따라오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핵가방을 만들었어도 이번 정상회담에는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관측도 있다. 이번 정상회담 의제는 ‘비핵화’인데 핵가방을 들고 가는 경우 ‘비핵화’ 진정성에 의심을 살 수도 있어 북한 스스로 의심을 살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