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3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개최한 자국 교민 행사에서 책 선물의 대가로 여성에게 입을 맞춰 논란이 됐다. 해당 여성은 한국인과 결혼해 자녀 2명을 둔 필리핀 여성이었다.
필리핀 야당 의원과 여성인권단체는 반발했고, 소셜미디어에도 돌발행동을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두테르테 대통령의 맏딸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앞으로 대통령의 해외 방문에 동행해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10일 필리핀 현지 매체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의 맏딸 사라 다바오비 시장은 전날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한 성과가 키스 사건에 빛이 바래 안타깝다”면서 “그런 키스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음번 대통령의 해외방문에 동행하겠다”고 말했다.
사라 시장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2016년 대권에 도전하면서 내놓은 다바오시 시장직에 출마해 당선됐다. 사라 시장은 앞서 2010년 당시 다바오시 시장이던 두테르테 대통령이 3회 연임 제한 규정에 걸리자 대신 시장 선거에 나서 당선됐었다. 이때 두테르테 대통령은 부시장이 돼 딸 밑에서 일하다가 2013년 다시 시장 자리를 차지했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6일 귀국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악의가 있었다면 공개적으로 키스하지 않고 빈방으로 끌고 갔을 것”이라며 “단순한 키스라 잘못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 막내딸은 질투하는 타입이라 뭐라고 할 것 같다”면서 “그게 아직 집에 가고 싶지 않은 이유다. 마닐라에서 좀 진정시킬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