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시작한 지 불과 5시간 만에 싱가포르를 떠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날 아침까지 싱가포르에 머물 예정으로 알려졌다.
WSJ은 10일(현지시간) 회담 상황에 밝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오후 2시에 싱가포르에서 출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수요일(13일) 오전에 싱가포르를 떠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과 도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첫 정상회담을 하고 13일쯤 귀국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 회담은 싱가포르 시간으로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에 시작되며, 미국 당국자들과 언론은 회담이 13일까지 연장될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김 위원장이 12일 오후 2시 출국할 경우 북·미 정상회담 일정은 오전 회담과 오찬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사전 예측을 완전히 뒤집는 일정이다.
김 위원장은 10일 오후 2시36분쯤 중국 에어차이나 소속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이 이용한 항공기는 에어차이나 보잉 747-4J6 기종으로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등 중국 고위급이 전용기로 이용해 왔다. 중국이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북한 측에 임대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전용기 에어포스원은 이날 오후 8시20분에 싱가포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1분 이내면 알아차릴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이 진지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대화를 계속 이어가지 않겠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