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광순 “아니 뗀 굴뚝에…” vs 이재명 “온동네가 나 죽이려…”

입력 2018-06-10 20:21

배우 김부선씨의 ‘난방비 투쟁’을 도왔던 평화운동가 고은광순씨가 소설가 공지영씨에 이어 공개적으로 김씨를 옹호하고 나섰다. 고은광순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그녀가 난방투사로 싸울 때 매일 새벽 한 시간씩 소통했다. 이재명 이야기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아니 뗀 굴뚝에 연기 나랴?”라고 말했다. 또 “관계가 끝날 무렵 이재명은 ‘둘 관계를 폭로하면 대마초 누범으로 3년은 살게 할 거니 입 닥쳐라’ 하고 떠났다”고 주장했다.

공지영씨도 추가 폭로를 이어갔다. 공씨는 SNS에서 “김부선씨와 오늘 장시간 통화했다. (김부선이) 죽으려고 했단다”며 “혹시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울었다고 했다”고 글을 남겼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온 동네가 이재명을 죽이려고 난리”라며 “마타도어, 흑색선전, 음해에도 여러분의 손을 잡고 국민과 함께 공정한 세상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각종 의혹 제기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경기지사 선거 ‘김부선 스캔들’은 지방선거 전 마지막 주말에도 계속됐다. 바른미래당은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 후보가 김부선씨와의 관계를 부인한 것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의혹 당사자인 김씨는 한 언론을 통해 스캔들을 사실상 시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바른미래당 성남적폐진상조사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영하 성남시장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가 방송토론 등에서 김씨를 농락한 사실이 없다고 한 것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이 후보가 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 한 사실이 없다는 것은 허위사실 공표, 성남시장 권한을 남용해 강제 입원시키려 한 것은 직권남용죄”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은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박인복(이 후보의 형수)씨의 딸과 통화한 녹취록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김혜경씨는 “내가 너네 아빠(이 후보의 친형) 강제 입원 말렸는데, 작은아빠(이 후보)가 하는 거 너 때문인 줄 알아라”라고 말한다. 이 후보가 친형을 강제 입원시키려는 것을 부인 김씨가 말려왔는데 더 이상 말리지 못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부선씨는 한 언론을 통해 “어느 여배우가 이런 일로 거짓말을 하겠느냐”며 이 후보와 스캔들을 사실상 인정했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스캔들이 다시 불거진 이후 첫 입장 표명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TV토론회에서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문제제기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통쾌했다”며 “김부선이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식적인 사람은 다 알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 “2007년 말 처음 만났을 때는 시장이 아니었고 기혼 여부도 몰랐다. 이후 유부남인 걸 알고 헤어졌다 이듬해 다른 집회 현장에서 영화처럼 우연히 또 만난 게 팩트”라고 주장했다.


연일 이어지는 폭로 속에서 야당은 선거 막판 표심이 흔들릴 것으로 기대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어제 이 후보의 본거지인 성남 유세가 (선거)운동원만 있고 청중이 없는 썰렁한 유세였다고 한다”며 “형수 쌍욕에 이어 친형 강제 정신병원 입원, 여배우와의 15개월 무상 불륜을 보면서도 이재명을 찍어준다면 이건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고 적었다.

이 후보 측은 지지율 격차가 큰 만큼 선거 결과에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 캠프의 김남준 대변인은 “현장 분위기는 전혀 변화가 없다. 오히려 한국당의 인천·부천 비하 발언으로 시민들이 분노하고 결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