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는 10일 배우 김부선씨의 딸 이미소씨가 엄마에게 보낸 손 편지와 관련, “가슴에 묻고 용서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참회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선거기간 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씨의 스캔들 의혹을 거듭 제기해온 김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배우 이미소님의 글을 읽고’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그는 “유세를 하러 광명으로 가는 길에 배우 이미소님의 글을 읽었다”며 “가슴이 저며 온다.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인간에 대한 예의가 보인다”고 운을 뗐다.
이미소씨의 손편지는 지난해 4월 김부선씨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됐다. 이씨는 손편지에서 “엄마 죽을 때까지 가슴에 묻으세요. 특히 남녀관계는 주홍글씨입니다. 서로를 포용하고 보호해야지요”라며 “꿈 같고 먼지 같은 우리 인생 백번 천번 용서하세요. 그것이 진정한 승리입니다. 제발 세상의 웃음조롱거리로 고귀한 엄마를 파괴시키지 마세요”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런 생각을 가진 딸을 키워 낸 김부선씨가 부럽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맑고 순수한 이미소님의 생각이 일방적인 것이어서는 안 된다. 거짓말하고 정신병으로 몰아 인격살인을 하는 사람 앞에 침묵하는 것은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티끌 같은 인생 천 번이고 만 번이고 더 용서해야 한다는 이 어린 배우의 생각 앞에 나는 처연하고 부끄러웠다. 자꾸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 후보를 우선은 지지해달라는 입장을 표명한 표창원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일침을 가했다. 김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표 의원에게 크게 실망했다”며 “이 후보의 문제를 잘 알고 있을 그가 선거가 끝나고 문제를 밝히겠다고 한 것도 실망이다. 무슨 근거로 당선가능성 제로로 저를 지명한 것인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됐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못된 정치를 배우게 되었는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표 의원은 앞서 8일 트위터에 “당선가능성 거의 제로인 사람이 자한당과 연합해 네거티브 일변도로 선거와 정치를 더러운 흙탕물로 만드는 행위에 박수치는 모습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썼다. 이후 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 후보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페이스북 글을 통해 “선거 후 자세한 말씀 드리겠다”며 일단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