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청와대도 온 신경을 싱가포르에 집중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식 일정을 모두 비우고 외교 채널 등을 동원해 북·미 정상회담 상황을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기념사만 보내고 불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직접 참석했었다. 반면 올해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6·10 민주항쟁 기념사를 대독했다.
문 대통령은 통상 월요일과 화요일에 주재하는 수석 보좌관회의와 국무회의를 제외하고 다음주 공식 일정도 비워둔 상태다. 문재인정부의 ‘시험대’이자 ‘세기의 담판’이 될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보는 청와대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싱가포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차분하고 진지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 현지로 출국했다. 남 차장은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현지 ‘코리아 프레스센터’에서 국내 기자들에게 설명할 계획이다.
남 차장은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대통령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서 오늘 이 단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며 “수험생이 발표를 기다리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남 차장은 싱가포르 방문 목적에 대해 “우리 정부 합동지원단의 주 임무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상황에 즉각 대응하는 체제를 유지하고 우리 언론들의 취재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싱가포르에서 북한이나 미국 측 인사들과 접촉할 계획이 있는가’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