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탄경호단’ 동행… 싱가포르서도 펼쳐질 ‘人의 장막’

입력 2018-06-10 15:55 수정 2018-06-11 07:09
27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찬을 위해 탑승한 차량이 북측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북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오후 3시45분쯤(한국시간)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싱가포르 당국은 네팔 구르카족 용병 출신의 경호대를 투입해 삼엄한 경비작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김정은 경호’의 핵심 역할은 이미 현지에 파견된 김 위원장의 ‘방탄경호단’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숙소인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선 이날 아침 일찍부터 ‘김정은 친위대’로 불리는 호위사령부 요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첫 장거리 해외 방문을 앞두고 ‘신변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숙소 주변과 외곽 경비는 싱가포르 당국이 맡지만, 근접 경호에는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 차량을 ‘V’자 대형으로 에워싸고 전력질주하며 ‘방탄경호’를 선보였던 이들이 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센토사섬 일대에서 김 위원장이 움직일 때마다 이들이 겹겹이 에워싸고 호위하는 장면 등을 연출하게 될 전망이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의 ‘V’자 경호에 대해 “마치 항공기, 비행기의 날개처럼 앞뒤에서 총탄이 날아와도 다 방어할 수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며 “신속하게 흩어지거나 뭉치면서 총알이 날아올 경우 뒤에 있는 3~4명이 김 위원장에게 가서 육탄으로 막을 수 있는 그런 준비가 된 북한 나름의 최신식 경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이용할 차량은 아직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올해 3월 베이징 방문 때도 전용열차에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가드를 싣고 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싱가포르까지 공수했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싱가포르 현지 매체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부에서 제공하는 BMW 760Li 방탄차를 사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풀만가드는 방탄차인 S600의 리무진 버전으로 자동 소총과 수류탄 공격을 막아낼 수 있고, 화염방사기에도 타지 않도록 외관을 특수 처리됐다. 화학가스 공격에 대비해 공기 흡입구에 산소 공급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라디에이터와 기름 탱크도 총격에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오후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백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바고트빌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 캐나다에서 싱가포르까지는 약 17시간이 걸린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