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과 북한, 싱가포르 등은 세기의 담판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처음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경호와 의전(儀典) 등도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의전 문제는 양측 지도자의 관계 등 다양한 의미를 나타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 때문에 입구에 들어가는 방식과 순서부터 앉는 위치, 배석자 선정, 식사와 휴식시간, 언론 발표, 건배음료, 선물 등 세부사항이 모두 관전 포인트다.
북미 정상회담의 입장 방식은 3가지가 있다. 양쪽이 동시에 문을 열고 입장하는 방식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기다리는 방식,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리는 방식 등이 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첫 번째와 두 번째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 간 스킨십 등도 관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과의 만남에서 손을 꽉 움켜잡는 등 ‘공격적인 악수’로 유명하다. 특히 지난해 7월 프랑스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29초’간 악수는 세계의 화제거리가 됐다. 트럼프는 마크롱의 손을 강하게 움켜쥐며 기선제압의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의 악수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키 차이도 의전에서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170㎝ 정도인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190㎝에 가깝다. 두 정상의 동등한 모습을 원하는 북한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올려다보는 모습을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앉은 상태의 사진 촬영 가능성도 높다.
식단과 관련해서는 중립적 메뉴를 고르는 게 관건이다. 회담 개최지인 싱가포르 전통 식단이나 소고기와 쌀처럼 양측의 공통된 메뉴가 등장할 수 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메뉴에도 여러가지 정치적 해석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국이 만족할 만한 ‘공평한 메뉴’가 무엇일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과 와인을 즐기는 김 위원장 사이에 어떤 주류를 배치할지도 주목된다. 지난 11월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 방한 당시 콜라로 건배를 한 바 있다.
선물의 경우에는 특히 북한이 고려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모욕감이 들지 않으면서, 대북 제재에 걸리지 않는 수준의 선물이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선물 공개 여부 역시 양측의 논의에 따라 결정되지만, 지난 4·27 남북 정상회담에 비춰봤을 때 선물은 비공개 될 것으로 보인다.
박재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