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딜레마’ 2루수 앤디 번즈가 최근 살아나고 있다.
올 시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퇴출 위기에 몰렸던 앤디 번즈가 ‘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일 NC전 안타를 시작으로 앤디 번즈의 타격감은 점점 올라오고 있다. 지난 8일 사직 KIA전에서는 역전 만루 홈런을 때리며 팀의 9대6 승리를 이끌었다. KBO리그 2년 차인 그의 시즌 6호 홈런이자 한국 무대 첫 그랜드슬램이었다. 이어 지난 9일 KIA전에는 5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있다.
◆ ‘사직 거포’ 벗어나야 강타자
번즈는 지난해 116경기 468타수 128안타(15홈런), 타율 0.303을 기록했다. 타율만 놓고 보면 ‘강타자’처럼 보인다. 하지만 팬들이 아쉬워하는 대목은 번즈가 사직에서만 강한 ‘사직 거포’라는 점이다. 번즈는 유독 홈구장인 사직구장에서만 성적이 좋았다. 2017 시즌 홈 경기 성적은 221타수 85안타(10홈런) 타율 0.384지만, 원정 경기 성적은 202타수 43안타(5홈런) 타율 0.212로 부진했다.
올 시즌도 이러한 페이스는 이어지고 있다. 2018 시즌 홈 경기 성적은 106타수 32안타(4홈런) 타율 0.302지만, 원정 경기 성적은 79타수 16안타(2홈런) 0.203을 기록 중이다. 번즈는 그동안 자신의 ‘공격력’을 ‘수비력’으로 보강해왔다. 넓은 수비 범위로 ‘수비 요정’으로 불리며 롯데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롯데는 특유의 넓은 수비 범위와 안정감을 내세운 번즈를 신뢰했고 2017년말 번즈와 재계약했다. 번즈가 주는 내야의 안정감을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번즈의 수비가 무너지자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번즈는 팀 내 최다 실책 1위(10개)를 기록 중이다. 한동희가 실책 9개, 신본기가 6개, 문규현이 5개로 그 뒤를 잇고있다. 지난 2017시즌 번즈의 실책이 총 8개인 것을 고려하면 번즈의 수비력 저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롯데 자이언츠는 경기 후반 대량 실점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번즈의 타격감과 더불어 수비력 회복이 시급한 이유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번즈의 타격감이 점점 더 살아나고 있다”며 “번즈, 한동희 등을 비롯한 하위타선의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어 기대 중”이라 밝혔다.
번즈는 지난 KIA전에서 만루홈런을 기록한 후 인터뷰에서 “첫 만루홈런이라 매우 기쁘다. 홈팬들 앞에서 기록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최근 들어 조금씩 내 스윙을 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안타를 의식해 밀어치려고 신경쓴 것이 오히려 좋지 않았다”라고 자신의 부진 이유를 밝혔다. 이어 “힘든 시기라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 서로 응원하며 더 좋은 플레이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5경기 동안 번즈는 달라진 수비력과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재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