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 도착하는 10일 현지에선 삼엄한 경계·경비가 시작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을 것으로 알려진 세인트리지스 호텔 주변은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인도에 높은 차단벽이 설치됐다. 행인들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이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묵을 샹그릴라 호텔에는 이날 오전 싱가포르 경찰의 장갑차 3대가 진입했다. 테러 등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숙소 주변에 무장병력을 배치한 것이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늦게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이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이뤄진 경호작전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삼엄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8시40분(현지시간)쯤 트럼프 대통령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 주변 도로에는 비닐 소재로 만들어진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부터 14일까지 특별행사기간으로 설정돼 교통통제 및 검문검색을 실시한다는 안내 표지판도 설치됐다.
오전 8시50분쯤 샹그릴라 호텔 진입로에 경찰 장갑차가 3대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무는 기간 내내 호텔 구역 안에 배치돼 경호작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장한 경찰 병력도 곳곳에 깔려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30분쯤 싱가포르 파야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위원장의 숙소로 알려진 세인트리지스 호텔은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있다. 이곳에선 아침부터 일찌감치 통행 차단 작업이 시작됐다. 호텔 진입로에 차량 출입 차단기를 갖춘 검문소가 설치돼 진입로를 지나는 모든 차량을 세워 검문하고 있었다. 트렁크까지 일일이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자동소총을 든 경비병력 10여명도 진입로 일대에서 경계근무에 돌입했다.
세인트리지스 호텔 주변 인도에도 높이 180㎝가 넘는 불투명 차단벽이 설치됐다. 행인들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이 호텔에 묵을 것이란 관측은 지난 7일 싱가포르에 재입국한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여기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나왔다. 그는 북미정상회담 의전·경호 실무협상의 북측 대표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싱가포르에 도착한 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각각 회동한다. 싱가포르 외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리 총리가 김 위원장과는 10일, 트럼프 대통령과는 11일 따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두 정상은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10시)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싱가포르=조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