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용기로 이용하는 에어차이나 CA121편이 10일 오전 6시20분 북한 평양에 도착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일행을 태우고 싱가포르로 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김 위원장 전용기 ‘참매 1호’ 등 국적기 2대와 중국 항공기 1대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참매 1호에 탈지, 에어차이나 항공기에 탈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항공기 경로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다24는 CA121편이 오전 4시18분(중국시간)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출발해 오전 6시20분(북한시간)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CA121편은 보잉 747-4J6 기종으로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등 중국 고위급이 전용기로 이용해 왔다. 중국이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북한 측에 임대한 것으로 보인다.
이 항공기는 일반 여객기로도 활용되지만 개조해 고위급 전용기로 이용되곤 한다. 좌석이 340석이 넘는 대형 항공기다. 장거리 운항도 가능하다. 싱가포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이날 오후 늦게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가 CA121편을 이용할 경우 시진핑 주석의 전용기를 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러 가는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전용기 '참매 1호'에 탑승하고 CA121편은 수행단과 화물 운송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으로 제원상 비행 거리가 1만㎞에 달해 4700㎞ 거리인 싱가포르까지 재급유 없이 비행할 수 있다. 다만, 이 비행기가 1995년 단종된 노후기종이며 비행 중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중화권 매체들은 북한이 중국 항공기를 임차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의 임무를 수행하러 간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캐나다 라말베에서 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그는 "나는 평화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우리는 수백만명의 염원을 전달할 것"이라며 "우리는 비핵화를 이뤄야 하고 무엇인가를 진행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평화를 위한 합의에 이른다면 얼마나 걸릴 것 같냐'는 질문을 받고 "1분 안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를 꽤 빨리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회담 준비 과정에서 북한 측은) 우리와 함께 정말 잘해 왔다"며 지금까지는 아주 좋았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봐야 한다. 나는 그것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위대한 사람들과 함께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은 (김 위원장에게) 한 번의 기회(one-time shot)가 될 것이고, 나는 그것이 매우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나 즉석에서 무언가가 결정될 수도 있다. 이전에는 이 수준에서 이런 작업이 수행되지 않았다. 이 사람(김 위원장)은 정말로 알려지지 않은 성격의 리더다. 나는 그가 놀라운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 회의 일정을 끝까지 마치지 않고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캐나다에서 싱가포르까지는 약 17시간이 걸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10일 오후 싱가포르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