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 호남에선 ‘안방 사수’에 사활을 건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과 이변을 꿈꾸는 무소속 후보들의 치열한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여당인 민주당은 광주 5개 구청장 선거에서 압승을 자신하는 분위기지만 전남에서는 상황이 좀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과 한반도 화해기류에 기댄 민주당 바람에도 불구 무소속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전남권 격전지들이 눈길을 끈다.
보성군수 선거는 당초 단수 공천된 민주당 김철우 후보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재선 군수 출신 무소속 하승완 후보가 선전, 양강구도로 압축되면서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현직 군수가 수뢰 혐의로 구속기소 된 만큼 반부패·청렴이 최대 화두로 부각된 상황에서 막바지 선거전이 치열한 상황이다.
김 후보는 3선 군 의원 출신으로 1987년 평화민주당 입당 후 현재까지 당을 지켜 온 정통 민주당원 이미지가 강점이다.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과 정책위원회 부의장, 호남특별위원 등을 역임했다. ‘젊은 군수’를 기치로 군수 구속에 따른 군정 비정상을 조속히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김 후보는 ‘보성다운 보성’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도시재생 뉴딜사업, 해양수산 레포츠단지 조성, 노인건강관리조례 제정, 복지시설 확충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득량만권·여자만권 개발을 추진함과 동시에 인근 고흥·장흥·강진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에도 힘쓰겠다는 구상을 선보였다.
이에 맞서는 무소속 하 후보는 재선 군수를 역임하며 다진 풍부한 군정 경험과 높은 인지도에 기반한 관록을 보여주며 김 후보를 맹추격하고 있다. 국졸 출신으로 법원 행정고등고시, 사법시험에 잇따라 합격하며 변호사가 된 입지전적 스토리에 더해 군내 탄탄한 지지세와 인맥을 바탕으로 조직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 후보는 민선 2·3기 군수 재임 시절 보성 녹차의 세계적 산업화, 문화관광자원화 등에 성과를 보였고 보성을 ‘전국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 1위’로 만들었던 경험을 살려 지역 내 활력을 되찾게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해왔다. 스마트 농업, 스포츠 복합 관광특구 개발, 기반시설 재정비, 투명 행정 및 지방자치 역량강화 등 ‘8대 핵심성장’ 공약을 내걸고 막판 뒤집기에 총력을 다 할 기세다.
이밖에 현직 시장·군수가 민주당 후보들과 맞붙은 지역들을 중심으로 접전 양상을 넘어 무소속 우위가 전개되는 지역들도 적지 않다. 먼저 신안의 경우 현직 군수인 고길호 후보와 재선 군수 출신 박우량 후보가 무소속으로 양강을 형성했다. 민주당 천경배 후보가 3위권으로 밀려나 있는 분위기다. 신안은 특히 민선 6기 중 무소속 후보가 최근 내리 3회에 걸쳐 당선된 지역이기도 하다.
현 군수인 무소속 유두석 후보와 민주당 윤시석 후보가 겨루는 장성에서는 유 후보가 윤 후보를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광양에서도 현 시장인 무소속 정현복 후보와 민주당 김재무 후보가 1%차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초접전을 펼치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민주 대 무소속’ 호남 격전지 치열한 선거전
입력 2018-06-09 21:52 수정 2018-06-09 2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