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행 전용기에 대한 중국 공군의 호위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의 ‘영공 의전’은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8일 한국 공군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싱가포르로 이동하는 김 위원장의 전용기에 전투기를 파견해 호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장거리 이동에 불안감을 느낄 김 위원장을 배려해 대북 영향력을 강화할 복안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공군 관계자는 “중국이 고려하는 전투기 호위는 최고의 예우 중 하나”라며 “김정은 체제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뜻을 한미 동맹에 알리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의 전직 군 고위 관계자는 “전투기 호위가 중국 영공 안으로 국한되겠지만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까지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이 김 위원장에 대한 ‘영공 의전’으로 주변국 현안의 여러 메시지를 담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은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김 위원장은 집권하고 처음으로 전용기를 이용해 해외 정상외교에 나선다. 다만 싱가포르 이동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는 항속거리가 시속 1만㎞에 달하는 러시아산 일류신 IL-62M 개령형으로 추정된다. 이 기종은 북한에서 싱가포르까지 경유지 없이 비행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이틀 앞두고 싱가포르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치고 당초 예정보다 4시간 빠른 9일 오전 10시30분 캐나다 퀘백에서 출발해 떠나 싱가포르로 이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8시)쯤 싱가포르에 도착한다. 당초 예상됐던 싱가포르 도착 시점은 같은 날 오후 11시(한국시간 자정)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행 이동 일정과 숙소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