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가족 대표 중 한명이 탈모로 인한 삭발로 나타나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올해는 작년과는 달리 풍성한 머리 숱을 자랑하며 등장해 많은 이들이 그 비결에 대해 궁금해하는 웃지못할 해프닝까지 있었다고 한다. 탈모반이 하나가 아닌 여러 군데 나타나는 원형탈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삭발을 감행했다던 그는 1년의 시간 동안 탈모를 극복해냈다며 전국의 탈모인들에게 용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원형탈모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삭발을 선택했던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이 과거에 비해 확연히 차이 나는 풍성한 머리 숱을 보여주며 절망에 빠져있던 탈모인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 실제로 원형탈모는 정수리부터 서서히 빠지는 유전적 탈모와 달리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면 완치될 확률이 높은 질환이기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원형탈모는 대개 두피의 문제가 아닌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겼을 때 발병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흔히 원형탈모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스트레스 또한 정확히는 스트레스가 면역계 교란을 일으켜 자가면역질환을 발병시키기 때문이다.
자가면역질환은 인체의 정상 물질을 해로운 이물질로 착각해 공격하는 형상으로, 면역 기능과 알레르기와 관련이 있는 혈액 속 T-임파구가 건강한 모낭을 공격하면 모낭이 힘을 잃으면서 원형탈모 증상이 나타난다. 대개 성인이 된 후 증상이 나타나는 일반 탈모와 달리 나이를 불문하고 발병할 수 있어 더욱 문제다.
원형탈모 초기 증상은 두피가 이유 없이 자주 가렵고 머리가 조금씩 많이 빠지기 시작하는 것으로, 탈모반이 더욱 여러 군데로 확대되기 전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원형탈모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기에 치료법 선택에도 더욱 신중해야 한다. 흔히 원형탈모 치료 방법으로 스테로이드 약물이 사용되는데, 스테로이드 사용 시 초기에는 탈모 부위에 머리가 다시 나는 듯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 사용 시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면역력이 떨어져 지루성두피염, 영구 모낭 손상, 두피 함몰의 부작용까지 겪을 수 있다.
이에 원형탈모가 발병한 원인인 자가면역질환부터 근본적인 치료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THL 검사(Total Hair Loss Test)가 추천된다. THL 검사는 두피검사, 모발 성장 속도 검사, 중금속 검사, 생활 습관 검사 등 9단계로 이루어진 종합탈모검사로 모발의 상태와 탈모 유발 인자, 영양 상태 불균형 등 어떠한 이유로 원형탈모가 발생했는지 파악해 개개인에 맞는 맞춤 치료를 계획할 수 있다.
THL 검사 후에는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해 면역치료, 영양치료를 병행한다. 면역치료는 면역 주사를 통해 비정상 면역을 정상 면역으로 되돌리는 치료법이며, 영양치료의 경우 많은 원형탈모 환자들이 영양 불균형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아 함께 병행된다. 이 치료법은 원형탈모 증상뿐만 아니라 몸의 면역체계를 바로잡는 치료이기 때문에 원형탈모 근본 원인을 제거해 반복되는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대한탈모학회장 모리의원 이상욱 원장은 “흔히 많은 원형탈모 환자들이 치료를 시작하기도 전에 원형탈모는 저절로 좋아진다거나 아니면 쉽게 치료가 되지 않는다며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원형탈모는 난치성 질환이 아닌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므로 초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우선”이라며 “치료 시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THL 검사 후 원형탈모 발병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뒤 근본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