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집사’로 불리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뇌물수수방조혐의 결심공판의 최후진술에서 “진실 규명을 위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기획관은 검찰의 이 전 대통령 수사에 적극 협조해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범행을 반성하고 협조하는 점,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해 달라”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벌금 2억원은 선고유예를 요청했다.
김 전 기획관은 2008년부터 2011년 12월까지 김성호·원세훈 당시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각각 2억원씩 총 4억원을 받아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달 2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김 전 기획관은 최후진술로 준비해온 원고를 읽으며 “제가 한 일을 모두 인정하고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겠다”면서 “언제 어디서든 진실규명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선고공판은 다음 달 12일 열린다.
이 전 대통령의 3회 공판도 진행됐다. 이 전 대통령은 20분 가까이 맏형 이상은 회장이 다스 실소유주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고 진술한 다스 직원들에 대해서“그들 위치에서는 자세한 걸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형님은 무서운 사람”이라며 “(회사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도 ‘내가 다 알고 있다’ ‘자료 다 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도곡동 땅 매각 대금에 대해서도 “퇴임 후 집도 구입하고 경호실도 들어와야 해서 거래 은행에 대출을 알아봤다”며 “맏형(이상은)이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이 어떻게 은행에 돈을 빌리느냐, 내가 빌려주겠다’고 해서 차용증 쓰고 빌린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이 끝날 무렵 재판부가 앞으로 주 3회 재판을 열기로 결정하자 이 전 대통령은 “사람이 살고 봐야하지 않겠느냐”며 불만을 표했다. 그는 “주 2회로 하고 상황을 보고 자진해서 나가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일단 다음 주에 진행해 보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