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실시된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첫 모의평가인 '6월 모의평가'에서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국어와 수학은 쉽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된 반면 영어는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을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종로학원하늘교육, 메가스터디, 이투스, 진학사 등 입시업체의 난이도 분석에 따르면 문·이과생이 공통으로 치르는 국어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보다 기존 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문제들이 다수 출제돼 수험생들이 문제를 푸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모의평가이후 지속적으로 출제돼온 화법과 작문을 통합한 문항(4~7번)이 이번에도 포함됐다. 문학의 경우 지난해 수능과 마찬가지로 4개 지문으로 출제됐다. 문학의 EBS교재 반영 비율은 80%이상으로 EBS교재에 소개된 현대시 '박봉우-휴전선', 고전시가 '서경별곡', 고전소설 '옹고집전', 현대소설 '한계령'이 반영됐다.
변별력을 높인 문항은 ‘사법(私法)’의 개념과 성격에 대한 이해도를 파악하는 독서영역 25번(배점 3점), 혈흔을 검출하는 키트 관련 내용을 다룬 독서영역 38번(배점 3점), 사이시옷 표기규정 문제를 다룬 문법영역 13번(배점 2점)이었다. 특히 25번 문항은 지문의 내용을 이해한후 구체적인 사례에 적용하는 문제로 지문에서 언급한 농지 임대차 계약의 체결과 관련 법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답을 도출해야해 수험생들이 문제풀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학은 이과생이 치르는 가형과 문과생이 치르는 나형 모두 대체적으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학 가형은 기존 수능이나 모의평가에서 접했던 문제들이 다수 출제돼 전반적으로 평이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킬러문항도 평소보다 쉽게 출제됐다. 킬러문항인 30번, 21번, 29번중 21번과 29번이 지난해 6월 모의평가와 수능에 비해 쉽게 출제돼 상위권은 등급컷(등급 구분점수)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위권 학생들은 다소 시간이 걸리는 문항수가 늘어나 지난해 수능과 체감 난이도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수학 가형중 가장 까다로운 문항은 정적분에 대한 고도의 계산력을 요구하는 30번이었다. 함수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건관계와 개념으로만 정답을 찾아야해 수험생들이 문제풀이에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을 것으로 보인다.
수학 나형 역시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유형의 문제들이 출제됐다.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를 높인 문항은 주어진 조건을 활용해 함수값을 구하고 인수정리를 이용해 함수를 구하는 30번 문항으로 수열의 귀납적 정의를 이용해 함수의 성질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린 학생들이라면 문제풀이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어는 지난해 수능보다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반적으로 지문의 길이가 길고 내용도 낯설고 추상적이어서 변별력을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EBS 교재내 문제를 변형한 빈칸추론, 순서추론 등은 문제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EBS교재에 나오지 않은 문제들이 상당히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들이 문제풀이에 애를 먹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어휘의 함축적 의미를 묻는 29번, 어휘를 추론해야 하는 42번 등 새로운 유형의 문제도 눈에 띄었다. 순서추론(37번), 빈칸추론(33~34번)은 고난이도 문항으로 파악됐다.
6월 모의평가는 교육청 주관으로 재학생들만 치르는 학력평가와 달리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해 올해 수능의 출제경향과 난이도를 미리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도 가세했기 때문에 수험생 각자의 수준을 파악해 입시 전략을 세우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6월 모평은 수능출제경향과 난이도를 알 수 있는 시험이지만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수험생들의 수준을 평가해 난이도를 조정하는 시험이기도 하다"면서 "이번 시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지금까지 학습한 내용을 평가하고 이를 통해 향후 학습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수능 모의평가는 전국 2054개 고등학교와 420개 학원에서 졸업생을 포함해 총 59만2374명이 응시했다. 개인별 성적표는 28일 배부될 예정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