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깜깜이 구간’ 진입… 결과는 2014년처럼? 2010년처럼?

입력 2018-06-07 16:10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7일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전면 금지됐다. 선거 당일까지 판세를 짐작하기 어려운 깜깜이 구간에 접어든 것이다. 정치권은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를 승패를 예측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한다. 그러나 과거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투표 결과가 불일치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2016년 치러진 4·13 총선에서는 서울에서 여론조사 기관의 예측이 많이 빗나갔다. 서울 종로에서는 선거 막판까지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가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서거나 박빙우위가 예측했다. 그러나 실제 투표에서는 정 후보가 52.6%의 표를 얻어 오 후보( 39.7%)를 가볍게 제쳤다. 서울 강남을에서 당선된 전현희 민주당 후보도 여론조사에서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에게 10~15% 가까이 밀렸지만, 51.5%의 득표율로 김 후보(44.4%)를 눌렀다.

2010년 지방선거도 여론조사 오류가 컸던 사례로 자주 거론된다. 선거 일주일 전 실시한 방송 3사의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50.4%, 한명숙 민주당 후보가(32.6%)를 넉넉하게 앞섰다. 그러나 투표 결과 오 후보와 한 후보의 격차는 불과 0.6%포인트에 불과했다. 인천시장도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가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11.3%포인트 앞섰지만, 결과는 송 후보가 8.3%포인트 차로 안 후보를 눌렀다.

2014년 지방선거에선 여론조사 결과와 선거 결과가 크게 뒤바뀌지 않았다. 다만 인천시장의 경우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에 우위를 보였지만, 선거 결과 49.95%를 얻은 유 후보가 송 후보(48.2%)에게 신승을 거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론조사 기관의 수치왜곡 등을 주장하고 있는 한국당은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숨은 보수표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회 안팎에서는 올해 상황과 2010년, 2014년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여당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굳건하고 북·미 정상회담 등이 예정돼 있어 표심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