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이라는 9급 공무원 시험에 40대 중반의 나이로 합격한 남성이 1년 만에 스스로 사표를 냈다. 상사가 ‘갑질’로 자신을 괴롭혔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그때 당한 일 때문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SBS ‘8 뉴스’는 늦깎이 9급 공무원이었던 A씨의 사연을 5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공무원이 되기 전 군무원으로 일했었다. 그러나 직업 특성상 근무지 변동이 잦은 탓에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하며 지난해 9급 공무원이 됐다.
그는 경기도의 한 면사무소에 운전직으로 부임했다. 그러나 새 직장에서의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원래 그의 일은 관용차로 문서 수발이나 대민 지원을 하는 것이었지만 면장과 부면장의 개인기사 역할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S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출근시간이 되면 겁이 났다. ‘오늘은 무슨 일이 벌어질까?’ 매일 두근두근하고 겁이 났다”고 말했다.
또 “키 하나 던져주고 ‘주차해라’ 이런 식으로 일을 시켰다”며 “쉬고 있으면 계속 전화해서 불러내고 하루 종일 운전을 시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출퇴근은 기본, 술 취한 상사를 집에 데려다주며 모욕에 가까운 잔소리도 들어야 했다. A씨에게 태우러 오라는 문자를 보낸 날도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심지어 A씨에 따르면 면장은 감사의 지적을 피하기 위해 관용차가 아닌 A씨의 차를 이용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름값이 사비로 나가니까 관용차를 끌고 나가면 ‘왜 이걸 끌고 왔냐’고 그랬다. 감사가 오면 지적사항이 돼버리니까”라고 주장했다.
면장 측은 딱 하루 A씨가 스스로 도와줬을 뿐이라며 A씨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A씨의 주장에) 나도 놀랐다. 내가 짐이 많아서 A씨 차에 같이 타자고 했더니 흔쾌히 그러자고 해서 탔을 뿐”이라고 말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