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계의 변화 없이는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준비했습니다. 다양한 전략과 지혜가 선교를 감당할 사역지에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협력의 장을 마련하겠습니다.”
총회세계선교회(GMS) 이사장 김찬곤 목사의 설명에선 단호한 결의가 엿보였다. 함께 자리한 GMS 관계자들도 7년 만에 개최되는 선교대회가 새로운 미래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들은 7일 경기도 화성 GMS선교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5일 대전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에서 개최될 세계선교대회의 의미와 비전을 소개했다.
GMS가 선교대회를 연 건 2003년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선교대회가 주목받는 것은 세계 98개국에 2525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는 기관의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대회를 통해 선교의 성과에만 취해있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선교 동력을 구축하고 이를 공유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6월은 세계선교의 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국제규모의 굵직한 선교대회가 줄지어 개최된다. 오는 18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선교전략회의(NCOWE)’를 시작으로 ‘GMS 2018 총회세계선교대회’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엑스플로 2018 제주선교대회’가 잇따라 개회를 앞두고 있다. ‘알맹이 없는 선교대회’가 아닌 대한민국 선교의 내실을 다지는 발판으로서의 선교대회를 위해 GMS가 준비한 것은 무엇일까.
김 목사는 “이번 선교대회는 단순히 선교사들의 영적 부흥과 사역 현황을 보고하는 자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선교지에 부어주신 은혜와 영성이 파송교회는 물론 이 땅의 모든 선교 동역자들에게도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GMS 본부총무 조기산 목사는 “그동안 개교회 중심으로 선교 사역이 이뤄지면서 사역지에 중복투자가 이뤄지거나 장기적인 투자가 축소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대회 둘째 날 같은 지역에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들이 14개 지역별로 모여 사역을 공유하고, 협력을 통해 장기적인 선교전략을 투입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GMS는 13개 영역으로 사역을 분류해 선교 네트워크를 만들고 축적된 노하우를 집대성 할 예정이다. GMS 선교총무 조용성 목사는 “각 지역과 사역 분야마다 환경과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매뉴얼도 각기 달라야 한다”며 “기존에는 본부 차원에서 전략서가 나왔지만 이번엔 각 지역 선교부에서 해당 지역의 사역특성이 반영된 전략서를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대회 개최 전 정보전달용으로 발간해 대회가 끝나면 가치가 떨어지는 전략서가 아닌 미래를 제대로 대비할 수 있는 전략서를 만들어 선교사들이 가이드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대회 후엔 타 교단 선교부 및 선교기관과 전략을 공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선교사 추방에 대한 출구전략도 언급됐다. 김 목사는 “선교사 추방문제와 선교사 과포화 상태로 인한 어려움 등 지역마다 당면한 상황들이 달라 이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2~3년 사이 중국에서만 GMS 파송 선교사 50여 가정이 추방당했는데 이 과정을 모니터링한 자료를 토대로 선교지 재배치 등 향후 전략을 세워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외국인 거주자 수가 지속 증가하고 있는 대한민국 또한 선교지가 될 수 있다”며 “선교사들이 이들을 대상으로 선교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국내 선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지-브리지(G-Bridge)’를 주제로 25일부터 3박 4일간 진행되는 세계선교대회에는 7년 이상 사역 중인 선교사 700명을 포함 18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준비위원장 이상복 목사는 “‘복음의 다리(Gospel Bridge)’ ‘열방의 다리(Global Bridge)’ ‘세대 간 다리(Generation Bridge)’가 세워지는 시간으로 은혜의 시간을 마련했다”며 “현재까지 전국 160여 교회가 헌신예배를 통해 선교대회를 응원해 준만큼 남은 기간 동안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대회는 새벽 예배, 저녁 집회, 주제 강의, 청년‧대학생‧MK‧다음세대 선교대회 등으로 진행되며 주제 강의에는 세계 선교계의 거장 조나단 봉크(Jonathan J. Bonk) 박사가 ‘선교와 돈’을 주제로 강의할 예정이다.
전계헌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장은 “선교대회를 통해 GMS가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4차산업 시대를 맞아 새로운 선교전략을 전 세계 선교지에 뿌리내릴 수 있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화성=글·사진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