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잘 할게요. 용서해주세요” 학대 받아 숨진 5세 아이가 남긴 말

입력 2018-06-07 14:34 수정 2018-06-07 14:36

3월 부모의 학대로 숨진 채 발견된 5살 여자아이 후나토 유아양의 집에서 “용서해 주세요” 등의 내용이 담긴 노트가 발견됐다고 7일 NHK 등 일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도쿄 경시청은 6일 이미 상해죄로 기소됐던 유아의 아버지 후나토 유다이(33)와 어머니 유리(25)를 보호책임유기 혐의로 다시 체포했다. 숨진 유아는 아버지의 친딸이 아니라 어머니 유리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의붓딸이다.

경찰은 도쿄 메구로구에 있는 이들의 자택을 압수 수색해 숨진 후나토 유아가 매일 쓴 것으로 보이는 노트를 찾아냈다. 숨진 유아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자신의 몸무게를 적은 것으로 보인다. 또 히라가나를 연습한 흔적도 발견됐다.

아버지인 후나토 유다이는 “유아의 습관”이라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노트에 적힌 내용이 “어린이답지 않다”고 꼬집었다. 글쓰기를 아버지로부터 강요받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노트에는 “용서해 주세요”라는 식의 글도 다수 발견됐다.


유아의 노트에는 “아빠 엄마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더 잘 하겠어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지금처럼 바보같이 놀기만 하지 않겠어요”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도쿄 경시청은 유아가 아버지로부터 “너무 뚱뚱하다”고 야단을 맞았을 것으로 봤다. 때문에 소량의 식사만을 제공받았고, 매일 자신의 체중을 기록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아는 1월 도쿄로 이사왔을 무렵 16.6kg 이었지만, 숨졌을 당시 두 달 동안 4kg나 준 상태였다. 또 이사온 후 숨질 때까지 외출도 단 한 번밖에 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아는 이사 전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나 아동상담소에 임시 보호됐었다. 아버지 후나토 유다이는 2번 모두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소식을 접한 많은 일본 국민들은 비통해하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