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당 대 당 통합” 말하자 바른미래 일제히 ‘격앙과 분노’

입력 2018-06-07 14:20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의 단일화 조건으로 “당 대 당 통합”을 요구하자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집단 반발’에 가까운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청산 대상인 한국당에서 그런 말이 나온 것 자체가 몹시 불쾌하다는 투였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지방선거가 끝나면 보수우파가 하나 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란 말로 이런 분위기에 불을 질렀다.

◆ 김문수 “안철수, 민주당이든 한국당이든 한 쪽 택해야…”


김문수 후보는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대 당 통합을 전제한다면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을 전제한다면 안 후보 측과 단일화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김 후보는 "그런 생각"이라고 했다. "저 아니면 (서울시장 후보가) 안 된다는 건 아니다“라고도 했다.

김 후보는 또 ‘안 후보와의 단일화가 당 대 당 통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묻자 "문재인 대통령의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으면 대형 충돌사고가 난다. 대한민국 주체, 자유민주주의 기업 등 자유세력 핵심에서 한국당을 빼놓고 생각할 수 있느냐는 점을 묻고 싶다. 안 후보가 이에 확실한 답변과 자신의 희생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가 한국당의 쇄신을 전제로 문재인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해 함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면 좋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나는 한국 정치 현실에서 제3의 길이 없다고 생각한다. 없으면 빨리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든 자유한국당이든 택해야지, 제3의 길을 고집할 순 있으나 현실에서 표는 안 나온다. (안 후보가) 빨리 늦기 전에 결단을 내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에서 자유한국당 존재를 바른미래당과 비교할 수 있나"라며 "한국당 없이 어떻게 건국을 이야기하고 대한민국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이야기하나"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야권 재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 참석해 “지방선거가 끝나면 한국 보수우파가 하나가 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본다”며 “지방선거가 끝나면 탄핵여파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바른미래당 “한국당은 해체되고 청산돼야 할 정당”

김문수 후보의 발언이 알려지자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성명을 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조속히 해체되고 청산되어야 할 정당일 뿐”이라며 “이런 시기에 안 후보와 김 후보 간 단일화 문제가 거론되고 급기야 당 대 당 통합 이야기가 거론되는 것에 경악하고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으로 외면받을 수 있지만 바른미래당이 가는 길이 옳다는 확신으로 지방선거 승패와 관계없이 중도개혁 노선을 끝까지 견지해 나가야 한다”며 “그것이 바른미래당이 사는 길이요, 국민이 바라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문병호 인천시장 후보도 입장문을 내고 “명분도 없이 오직 정치공학적인 계산에서 논의되는 단일화에는 단순히 여당 후보를 이겨야한다는 이유 외에 아무것도 없다”며 “적폐세력 자유한국당은 단일화를 논할 상대조차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렇게 국민의 뜻에 반대로 행동하면서 어떻게 국민에게 지지를 요구할 수 있겠는가. 명분 없는 단일화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