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에 왕궁지로 추정되는 유적에서 가야시대 토성과 건물터 등의 실체가 처음으로 확인 됐다.
경남도는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아라가야 추정 왕궁지 유적에 대한 긴급발굴조사에서 1500년 전 아라가야 왕성의 흔적을 발견, 7일 현장설명회를 갖고 추가적인 발굴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아라가야 추정 왕궁지에 대한 최초의 발굴조사로, 토성(흙으로 쌓은 성곽)과 목책(나무울타리), 대형건물터를 확인하는 등 아라가야 왕성의 실체를 처음 밝히는 성과를 올렸다.
이 일대는 조선시대 함안지리지인 함주지 등 각종 고문헌에 ‘가야국의 옛 도읍터’로 기록돼 있으며, 왕성과 왕궁 관련 지명이 아직 남아 있어 그 동안 아라가야의 왕궁지로 전해져 왔으나 몇 차례의 지표조사만 했을 뿐 발굴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었다.
이번 발굴조사는 지난 4월 추정 왕궁지 유적 일원에서 경지 정리 중 드러난 성토 흔적을 발견하면서 도와 함안군,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긴급발굴조사 필요성을 제기, 문화재청 허가로 5월 발굴조사에 착수했다.
발굴조사는 성토 흔적이 드러난 곳을 중심으로 약 1300㎡에 대해 실시, 토성과 목책, 건물터 등 아라가야 왕성과 관련한 시설이 대거 확인됐다.
이 중 토성은 전체 높이 8.5m, 상부 너비 20m~40m의 규모로 동시기 가야권역에서는 유례없는 대규모 성곽이며, 정교한 토목공사의 흔적이 확인됐고, 토성 내부에서는 건물터와 구덩이(수혈) 등이 발견됐다.
유적에서 출토된 각종 토기 조각들로 보아 토성의 축조 및 사용 시기는 5세기 중반~6세기 중반으로 추정, 이때가 말이산고분군에 대형의 고총고분을 조성하고 대내외적 교섭을 활발하게 전개하던 아라가야의 전성기라는 점에서 왕성의 용도와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은 “이번 아라가야 왕성과 왕궁지의 흔적 발견은 가야사 연구복원 사업 본격 추진 후 올린 최고의 성과”라며 “도내 가야사 연구복원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는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