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덜 해로운’ 것으로 알려진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발암물질인 타르가 일반담배보다 훨씬 많이 검출됐다. 또 벤조피렌, 벤젠 등 인체 발암물질이 포함돼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일 오전 11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궐련형 전자담배 3종의 유해성 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WHO 등 외국 연구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궐련형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앰버)’ BAT 코리아의 ‘글로(브라이트 토바코)’ KT&G의 ‘릴(체인지)’ 등 궐련형 전자담배 3종과 일반담배 100개 제품(전체 소비량의 95%)에서 나오는 유해성분을 비교했다. 일반담배의 국제공인분석법인 ISO법과 캐나다보건성(HC)법을 궐련형 전자담배에 맞게 적용했다. 분석대상이 된 유해성분은 니코인과 타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각국 정부에 저감화를 권고하는 9개성분까지 총 11개 성분이다.
이 가운데 대표적 유해성분인 타르의 1개비당 평균함유량(ISO법)은 아이코스·글로·릴에서 각각 9.3mg, 4.8mg, 9.1mg인 것으로 분석됐다. 시중에 많이 유통되는 일반담배의 타르함유량(0.1~8.0mg) 보다 높은 수치였다. 국내에서 많이 팔리는 일반담배 5개 제품의 타르함유량(4.3~5.8mg)과 비교 시에는 1.5배 수치를 보였다.
니코틴 함유량은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에서 비슷한 양이 검출됐다. 궐련형 전자담배 3종에서 검출된 평균 함유량은 각각 0.5mg, 0.1mg, 0.3mg였다. 일반담배의 평균함유량은 0.01~0.7mg였다. 식약처는 “궐련형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니코틴 자체가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궐련형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WHO 저감화권고 9개성분 중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발암물질(1군)로 분류한 6개 성분을 ISO법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함유량의 범위는 벤조피렌 0~0.2ng, 니트로소노르니코틴 0.6~6.5ng,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 0.8~4.5ng, 포름알데히드 1.5~2.6μg, 벤젠 0.03~0.1μg이 검출됐다. 1,3-부타디엔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밖에 3개 성분은 아세트알데히드 43.4~119.3μg, 아크롤레인 0.7~2.5μg, 일산화탄소 0~0.2mg의 결과를 보였다.
흡입부피, 흡입빈도 등을 강화한 HC법을 적용한 분석에서는 유해성분 평균 함유량이 ISO법보다 1.4배~6.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