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북미회담서 종전선언 결단코 반대… 트럼프에 상당한 우려”

입력 2018-06-07 10:38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7일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하는 건 결단코 반대한다”며 “종전선언과 대북 보상은 모두 비핵화가 완료된 뒤에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분명한 입장”이라며 7가지를 열거했다. 핵탄두 조기 반출, 구체적 비핵화 프로세스, 생화학 무기 폐기 등이 포함됐다.

홍 대표는 먼저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C.V.I.D’ 에 의한 완전한 비핵화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북한이 만약 이를 거부한다면 회담을 파기하는 것이 차라리 옳은 일”이라고 했다. “그럴 경우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 제재와 압박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VID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북한의 핵기술 자료를 폐기하고 핵과 미사일 관련 기술자들을 다른 업무로 전환해 영구히 핵능력을 제거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어 “북한이 멋대로 합의문을 해석해 약속을 어기거나 지연시키는 일이 없도록 구체적인 내용과 비핵화 프로세스를 담아 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핵화 시기와 검증 방법까지 합의문에 명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주장은 ‘핵탄두와 ICBM의 조기 반출’이 실현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핵폐기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북미회담에서 종전선언이 이루어지는 것을 결단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문제 역시 결코 협상 테이블에 올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홍 대표는 “종전선언은 완전한 비핵화의 달성 이후가 가장 좋고 북한 체제 보장 차원에서 아무리 불가피하다 해도 비핵화의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진 이후에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다섯째는 ‘북한 비핵화 완료 후 보상’이라는 기존 원칙의 고수, 여섯째는 북한의 생·화학무기 폐기, 일곱째는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에 대한 요구였다. 홍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려’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북핵 폐기 의지에 강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적 상황과,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날이 (한국) 지방선거 하루 앞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홍 대표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핵 동결과 ICBM 제거를 통해 미국을 향한 직접적인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충분한 성과가 될 수 있다"며 "그 대가는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와 지원이 될 것이고 더 나아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북한의 체제보장 요구까지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의 친북적인 자세를 감안하면, 이러한 미봉책을 오히려 환영할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그런 결과가 나온다면, 이는 차라리 회담을 안 하니 보다 못한 한반도 최악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번에 북한이 대화의 테이블에 나와 앉은 이유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박과 제재의 결과"라며 "북한 김정은의 선의나 자발적 의지는 아니라는 것이 제 솔직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 홍준표 대표 외신기자클럽 간담회 모두발언


여러분, 반갑습니다.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입니다.

소중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외신기자클럽 언론인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어제는 대한민국 순국선열들의 애국심과 헌신을 기리는 현충일이었습니다.
그리고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기도 합니다.

68년 전, 우리 대한민국은 북한의 남침으로 인해
수백만이 죽거나 다치고 전국토가 폐허가 되는
크나큰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우리 군만 62만여 명이 전사하거나 부상을 당했고,
연합군의 피해도 15만 명이 넘습니다.

남북으로 흩어져 피붙이를 만나지 못하는 이산가족도
무려 천만이 넘게 발생했습니다.

그 가운데 많은 분들이
끝내 가족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아야 했고,
아직까지도 많은 이산가족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 한반도는 6월 12일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평화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저도 우리 7천만 겨레가 전쟁의 아픔을 깨끗이 씻어내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미래로 함께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화에 대한 기대가 간절한 만큼,
걱정과 우려가 클 수밖에 없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1945년 분단 이후 지금까지 북한 정권은
한반도 적화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발과 위협을 반복해 왔습니다.

가깝게 2000년대에 들어와서만도,
북한은 두 차례의 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으로
소중한 우리 장병들의 목숨을 빼앗아 갔습니다.

지난 2010년에는 연평도에 포격을 가했고,
2015년에는 DMZ 지뢰 도발 사건까지 감행했습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북한의 위협은 바로 핵무기와 미사일입니다.
지금 북한은 원자탄, 증폭분열탄, 수소탄 등
강력한 핵무기를 사실상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ICBM, IRBM, SLBM 등 핵무기를 실어 나를 미사일까지
실전 배치가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시켜 놓았습니다.

그동안 우리와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엄청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결국 모두가 실패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북한 정권은 3대에 걸쳐 8번이나 거짓말을 하면서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 왔습니다.

얼마 전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행사가 있었지만,
북한은 2008년에도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라는
희대의 국제쇼를 벌여놓고,
1년도 지나지 않아 2차 핵실험을 감행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대화의 테이블에 나와 앉은 이유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박과 제재의 결과이지,
북한 김정은의 선의나 자발적 의지는 아니라는 것이
저의 솔직한 판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미북정상회담에서 만큼은,
반드시 북핵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폐기가 약속되어야 하고,
그에 따르는 명확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시 적당한 수준의 합의가 이루어져서
제재를 풀고 북한을 지원하게 된다면,
북한은 반드시 핵과 미사일을 더 고도화시켜서
우리와 국제사회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게 될 것입니다.

더 이상 북한에 속아서는 안 됩니다.
외신기자 여러분,

저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확고한 북핵 폐기 의지에 대해
강한 신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의 정치적 상황과,
미북정상회담이 열리는 날이
우리 지방선거 하루 앞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한 핵동결과 ICBM 제거를 통해
미국을 향한 직접적인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충분한 성과가 될 수 있습니다.

그 대가는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와 지원이 될 것이고,
더 나아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북한의 체제보장 요구까지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정부의 친북적인 자세를 감안하면,
이러한 미봉책을 오히려 환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그런 결과가 나온다면,
이는 차라리 회담을 안 하니 보다 못한
한반도 최악의 재앙이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외신기자 여러분께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저와 자유한국당의 분명한 입장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미북정상회담을 통해 ‘C.V.I.D’ 에 의한
완전한 북한 비핵화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북한이 만약 이를 거부한다면
회담을 중단·파기하는 것이 차라리 옳은 일입니다.

그리고 그럴 경우,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서
제재와 압박을 보다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C.V.I.D’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북한의 핵기술 자료를 폐기하고
핵과 미사일 관련 기술자들을 다른 업무로 전환하여
영구히 핵능력을 제거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북한이 멋대로 합의문을 해석해서
약속을 어기거나 지연시키는 일이 없도록,
구체적인 내용과 비핵화 프로세스를 담아서 작성해야 합니다.

특히, 비핵화 시기와 검증 방법까지 명기해야만,
과거처럼 북한이 국제사회를 속이지 못할 것입니다.

셋째,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핵탄두와 ICBM의 미국 내 조기 반출’이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이는 핵폐기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넷째, 이번 미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이루어지는 것을
결단코 반대합니다.

또한,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문제 역시
결코 협상 테이블에 올려서는 안 됩니다.

종전선언은 완전한 비핵화의 달성 이후가 가장 좋고,
북한 체제 보장 차원에서 아무리 불가피하다고 해도
비핵화의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진 이후에
논의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현 단계에서 종전선언이나 주한미군 관련 논의는
미국의 대북한 군사적 옵션을 제거하고
한미동맹의 기반을 약화시킴으로써,
북한이 합의를 어길 가능성만 높일 따름입니다.

다섯째, ‘북한 비핵화 완료 후 보상’이라는
기존의 원칙이 확고히 지켜져야 합니다.

북한의 말만 믿고 제제를 완화하고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북한은 또 다시 국제사회를 속이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것입니다.

여섯째, 북한의 생·화학무기에 대해서도 폐기를 요구하고,
이에 대한 합의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사이버 해적행위나 위폐 제작 같은
북한의 국제 범죄행위도 중단을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을
김정은에게 강력하게 요구하는 동시에,
북한의 개혁·개방도 촉구하기를 기대합니다.

북한 정권이 주민에 대한 폭압을 중지하고
국제경제체제에 편입하는 길로 나온다면,
이야말로 영구적인 북핵폐기의 보증서가 될 수 있습니다.

외신기자 여러분,
여러분께서 잘 아시는 대로,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정신과 시장경제의 가치를 토대로
오늘의 발전을 이룬 나라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와 선한 목표를 공유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도움이
우리의 국가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대한민국이 걸어가는 길이
과거와 많이 달라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외교안보적인 측면은 두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우리나라를 발전시켜온 시장경제 체제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우리 국민들,
특히 어려운 형편의 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급등과 근로시간 단축,
귀족노조에 휘둘리는 노동시장의 경직성 강화는
대한민국 경제를 절망의 나락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핵심 경제지표 10개 중에 9개가 나빠졌습니다.

실업률, 공장가동률, 설비투자 등
거의 모든 지표들이 바닥을 치고 있고,
그나마 버티던 수출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폐업신고도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할 정도가 됐습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거리를 방황하고 있고
근로자들은 줄어든 임금과 치솟는 물가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IMF를 비롯한 국제 경제기구들 역시
이러한 우리의 경제 상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급속한 고령화로 가면서
국가의 지속가능성까지 빨간불이 들어와 있는데,

이 정부는 국가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퍼주기식 복지를 계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음 세대에 막대한 부담을 지움으로써,
대한민국의 미래까지 어둡게 만들 것입니다.

외신기자 여러분,
저와 자유한국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지키는 것만이
대한민국의 영속적인 발전을 이루는 길이라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무너뜨리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국민과 함께 온 힘을 다해 막아낼 각오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크게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도 많은 국민들께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고,

한미동맹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건강한 협력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외신기자 여러분께서 이러한 우리의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세계에 알려주시고,

대한민국이 올바르게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더해주시기 바랍니다.

외신기자 여러분,
다음 1주일은 우리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미래에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입니다.

6월 12일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고,

6월 13일 지방선거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미북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북핵폐기로 나아가는
한반도 평화의 큰 길이 열리기를 진심으로 고대합니다.

깨어있는 국민들께서 6.13 지방선거를 통해
자유한국당에게 이 정부의 독주를 견제할 힘을 주실 것을
간곡히 바라고 있습니다.

저와 자유한국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으로
끊임없이 혁신의 길을 걸어나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는
마지막 버팀목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이러한 저와 자유한국당의 노력을
외신기자 여러분께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지켜봐주시고,
세계 각국에 정확하게 전달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소중한 시간을 나눠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건강하고 유익한 의견을 많이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