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에 “지원유세 와달라” 요청한 강연재 후보 누구?

입력 2018-06-07 09:40
강연재 자유한국당 서울 노원병 후보. 뉴시스

강연재(42) 자유한국당 서울 노원병 재보궐선거 후보가 7일 홍준표 대표에게 ‘지원유세’를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홍 대표는 지난 4일부터 유세를 중단한 상태다. “내가 나서면 문재인-홍준표 대결구도가 돼버린다. 후보들이 부각돼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면에는 후보마다 홍 대표의 지원유세를 꺼리는 분위기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거꾸로 홍 대표의 지원을 요청한 강연재 후보는 대한변호사협회 사무차장을 지낸 율사 출신 여성 후보다. 제4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인이 됐고, 현재 한국당 대표 법무특보와 노원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원래는 국민의당에 몸담고 있었다. 국민의당 부대변인과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을 지냈고, 20대 총선에도 출마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국민의당을 탈당해 한국당에 입당했다. 한국당 노원병 후보로 공천되자 민주당은 "'안철수 키즈'로 불리던 사람이 '홍준표 키즈'가 되어 안철수 지역구에 출마하기로 했으니,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뻐꾸기에 비견할 만하다"고 비판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에 강 후보는 “국민의당이 중도를 한다기에 들어갔는데 시간이 갈수록 작은 민주당 같은 구성에다 민주당 2중대 역할에 치우치는 것을 보면서 중도정당은 없다고 판단해서 중도보수에 가까운 제가 보수정당 갔던 것”이라고 반박했었다.

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홍 대표님의 서민 목소리 듣기, 서민경제 살리기 행보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선거는 하나마나인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제가 느낀 바닥민심을 다르다. 국민은 민주당의 무능과 폭주에 염증을 느끼고 여당의 무능을 견제할 건전한 야당의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 대표에게 제안한다. 바닥으로 와서 바닥의 소리를 들어 달라. 국민들은 능력 없는 문재인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는 민주당을 찍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이건 제가 노원 구석구석을 다니며 명확하게 느낀 것"이라며 "노원에 와서 서민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해 달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거듭해 홍 대표의 지원유세를 요청했다. "지금은 한 발짝 떨어져 관망할 때가 아니다. 한국당 대표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표도 페이스북 글에서 ‘여론조사’와 관련해 강 후보와 비슷한 주장을 폈다. 그는 선거가 끝나면 여론조사기관들을 폐쇄시켜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민주당은 최소한 10% 정도 디스카운트하고 한국당은 10% 정도 플러스하면 그나마 제대로 된 국민 여론일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의 발언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4곳이나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지상파 3사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뒤였다. KBS·MBC·SBS는 6·13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6일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14곳에서 여당 후보가 야당 후보를 두 자릿수 이상의 지지율 격차로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당은 크게 반발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부산·울산·경남은 대선 이후에도 당원 수십 만 명이 들어온 지역인데, 그 사람들의 표심만 반영돼도 이런 결과는 나올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홍준표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 행태를 보니 아예 작정하고 편들기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지난 대선 때부터 시작된 편들기 여론조사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가 끝나면 이런 여론조사기관은 폐쇄시켜야 한다” “한 점의 직업적 양심도 없다” “특정 정당 편들기로 혹세무민을 하고 있다” “이런 여론조사기관은 이번 선거가 끝나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격한 표현을 동원해 비난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