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아직 닷새 남은 상황에서 벌써 ‘2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 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마라라고 별장에 초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라라고 별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이 초대됐던 곳이다. 아베 총리는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즐기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세 차례 미국을 방문했다. 워싱턴에서 2차례 한미정상회담을 했고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에 갔었다. 마라라고 별장을 찾은 적은 없다.
블룸버그 보도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문재인 대통령도 가보지 못한 트럼프의 별장을 김 위원장이 먼저 방문하게 될 수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싱가포르 첫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올 가을 마라라고 후속회담을 제안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고문은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한 차례 회의나 대화보다 더 많은 게 있을 수도 있다"며 여러 차례 후속회담이 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블룸버그는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12일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잘 마무리된다면 회담 당일은 물론 이튿날인 13일에도 더 많은 행사가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미 협상을 이끌어 온 폼페이오 장관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수주째 매주 8~10시간의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준비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콘웨이 고문은 "대통령이 광범위한 브리핑을 받았고 매우 잘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 일정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동행할 예정이다.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한국임무센터장, 앨리슨 후커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조 헤이긴 대통령 부비서실장 등도 포함된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대표단에 참여하지 않는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잘되지 않을 경우 회의장을 박차고 나올 작정이지만, 김 위원장과 호흡이 잘 맞는다면 마라라고 후속회담을 제안하는 안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또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방미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바란다는 뜻을 담았다고 보도했다. 한글로 된 친서는 김 위원장이 친필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을 가져왔고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을 위한 선물을 건네며 화답했다고 한다. 백악관은 서로 주고받은 선물이 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