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때문에 1년에 1만2000명 정도가 기대수명보다 일찍 죽는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최초로 나왔다. KBS는 서울대 연구팀이 지역별 초미세먼지 농도, 기대수명, 질병, 생존기간 등을 조사해보니 2015년 한 해 동안 1만1900여명이 조기 사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고 6일 보도했다.
이는 초미세먼지의 영향이 누적되면서 나타나는 결과이다. 홍윤철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갑작스러운 사망을 초래한다기보다 사망시기가 수년 정도 앞당겨지는 것”이라고 매체에 밝혔다.
질병별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도 조사됐다. 뇌졸중이 조기 사망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해 가장 많았고 심장질환과 폐암이 각각 2위와 3위였다. 연구팀은 초미세먼지가 너무 작아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모세혈관을 뚫어 혈액에 침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 이하인 먼지를 말한다. 미세먼지의 4분의 1 크기 정도로, 사람 눈에 거의 보이지 않는다. 미세먼지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자동차나 화석연료에서 발생하며 매우 작아 기도에서 걸러지지 못한다. 입자가 큰 먼지와 달리 단기간만 노출돼도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미국 비영리단체 보건영향연구소(HEI)가 지난달 4일 발표한 ‘지구의 공기 상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0년 연평균 25㎍/㎥에서 2016년 29㎍/㎥로 상승했다. 조기 사망자 수도 같은 기간 1만2760명에서 4043명 늘어 31.7%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24.5명꼴이다. 스웨덴은 인구 10만명당 7명, 호주와 뉴질랜드는 8명이었다.
국내 대기환경기준은 3월 27일 WHO의 잠정목표 3단계 수준인 연평균 15㎍/㎥, 하루 평균 35㎍/㎥로 강화됐다. 그동안 국내 기준이 WHO 기준이나 미국, 일본에 비해 현저히 완화된 수준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기준이 강화되면서 국내 미세먼지 ‘나쁨’ 일수는 지난해보다 45일 늘어나게 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