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펠라 호텔, 시설·안전 완벽… 해변 산책로 ‘도보 담소’ 가능

입력 2018-06-06 19:46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확정된 싱가포르 센토사섬 내 카펠라 호텔은 역사가 오래된 5성급 리조트로 고급스러운 외관과 아름다운 주변 환경, 시설과 안전 등 모든 면에서 역사적인 회담 장소로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카펠라 호텔은 싱가포르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19세기 말에 지어졌다. 영국 군인들이 사용하던 두 개의 건물을 모태로 하는 이 호텔은 당시 건물을 리노베이션해 그대로 보존하면서 그 뒤로 현대적인 신관 건물을 지었다. 설계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맡았다. 신관 건물 뒤로는 넓은 정원과 수영장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 호텔 바로 옆에 해변 산책로도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 중간에 산책하면서 담소를 나누는 장면도 연출할 수 있다.

폰티악 랜드 그룹의 키위 일가가 소유한 카펠라 호텔은 112개의 최고급 객실을 갖고 있다. 객실의 하룻밤 숙박비는 최저 50만원대에서 최고 800만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매체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6일 리조트 내 호젓한 위치에 최고급 독채 ‘프레지던셜 매너’가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현지 부자들은 해변 쪽에 있는 독채 빌라들을 매입해 별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빌라 한 채 가격은 3900만 싱가포르달러(약 313억원)로 추정된다.

카펠라 호텔이 있는 유명 관광지 센토사섬은 말레이반도 끝에 위치해 있다. 말레이시아어로 ‘평화와 고요’를 뜻하는 ‘센토사(sentosa)'라는 단어에 걸맞게 최고급 호텔들과 해양수족관, 난꽃 식물원인 오키드 가든, 카지노, 골프장 등 휴양시설이 밀집해 있다. 2차대전 중이던 1942년 일본군이 싱가포르를 점령하면서 센토사섬에는 45년까지 일본군의 전쟁포로 수용소가 설치됐다. 싱가포르의 독립운동가들이 섬에 끌려와 해변에서 처형되곤 했다. 그런 탓에 70년대까지만 해도 싱가포르인들에게 센토사섬은 ‘죽음의 섬’으로 여겨졌다. 싱가포르 정부가 72년 휴양지로 개발하기 전까지 섬의 이름은 ‘풀라우 블라캉 마티(Pulau Belakang Mati)'였다. ‘죽음 뒤에 있는 섬’이란 뜻이다.

회담이 가까워지면서 싱가포르 식품 업체와 레스토랑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을 상징하는 다양한 메뉴를 내놓으며 ‘정상회담 특수'를 즐기고 있다고 현지 매체 채널뉴스아시아가 보도했다.

음식점 ‘하모니 나시 르막'은 ‘트럼프 김치 나시 르막'이라는 메뉴를 선보였다. 드라이 에이징 방식으로 숙성시킨 미국산 소고기와 김치가 들어간 것이다. 21싱가포르달러(약 1만7000원)다. 나시 르막은 코코넛 밀크 등을 넣고 만든 밥에 반찬을 곁들인 말레이시아 음식으로 싱가포르 사람들도 즐겨먹는다.

멕시코 음식점 ‘루차 로코’는 치즈버거가 들어간 타코 ‘엘 트룸포(El Trumpo)’와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이 들어간 타코 ‘로켓맨’(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지칭한 단어)을 출시했다. 두 메뉴는 각각 10싱가포르달러(약 8000원)로 오는 16일까지만 판매한다.

5성급 호텔 로열 플라자 온 스콧은 레스토랑 메뉴에 ‘정상회담 아이스티’와 ‘트럼프-김 버거’를 내놨다. 아이스티는 6싱가포르달러(약 4800원)이고, 트럼프-김 버거는 12싱가포르달러(약 9600원)다. 회담 날짜(6월 12일)에 맞춰 가격을 책정했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