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기다릴게요” 마지막까지 후배 챙기며 떠난 이청용 향한 응원

입력 2018-06-06 10:50 수정 2018-06-07 08:59
지난달 30일 축구 국가대표팀이 전북 전주종합경기장에서 공개 연습을 하기 전 오픈트레이닝 행사를 가진 가운데 이청용 선수가 여성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뉴시스


“쌍용시절 그립다 그래도 볼턴시절 이청용은 잊지 않을게요.”

“2022년에 마지막 월드컵 뛰고 은퇴하자!”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다음 월드컵때쯤엔 볼턴 시절 그이상의 폼으로 유망주 후배들이랑 멋진 세대교체 이뤄지는 시기되길 간절히 바랄게요.”

러시아 월드컵 신태용호의 23인 최종명단에서 탈락하며 통산 3번째 월드컵 출전의 꿈이 무산된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에 대한 팬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표팀을 쓸쓸히 떠나면서도 마지막까지 후배들을 챙기는 모습에 팬들의 안타까움은 더했다.

이청용은 지난 10년 가량 한국 축구대표팀을 대표하는 공격수 중 한 명이었다. 어린 나이에 세계 최고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해 경쟁력을 입증했다. 두 번의 월드컵(2010년·2014년)에 나서 두 골을 넣기도 했다.

전성기인 30살의 나이에 화려한 경력을 소유한 이청용은 지난 2일 발표된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 엔트리(23명)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1년 내내 10경기도 나서지 못하면서 실전 감각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진가를 보여주겠다며 혼신의 노력을 다한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는 부상까지 당했다.

이청용이 지난달 24일 경기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볼 트래핑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뉴시스

결국 이청용은 함께 땀을 흘렸던 동료들이 전지훈련지 출국을 준비하던 지난 2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를 빠져나와 쓸쓸히 집으로 향했다.

예비명단에 뽑힌 선수들은 원활한 교류를 위해 단체 채팅방을 개설했다. 이탈자가 생길 때마다 채팅방의 인원 또한 줄었을 터. 5일에는 24명의 선수만이 남았다.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한 선수 중 가장 마지막까지 함께 한 선수가 바로 이청용이다.

이청용은 선후배들에게 채팅방을 나가기 전 마지막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재성(전북)은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레오강의 스테인베르그 슈타디온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청용이형이 단체 채팅방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선수들에겐 큰 힘이 됐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청용이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나면서 단체 채팅방에 있는 선수는 최종 엔트리와 같은 23명. 이재성은 “청용이형 뿐 아니라 함께 하지 못하게 된 선수들 몫까지 해야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