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환 경남교육감 후보가 경쟁상대인 박종훈 후보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다. 피해자는 바로 자신의 아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제 아내가 11년 전 박 후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했고, 박 후보는 “황당한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5일 경남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가족이 당한 일이라 조심스럽지만 보수 후보 교육감 당선을 위해 전교조 출신 박종훈 교육감의 위선을 밝히기로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박종훈 교육감이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던 2007년 2월 9일 오후 6시쯤 당시 교육청 급식담당 사무관이던 제 아내와 공무원 A씨, 셋이서 함께 창원의 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면서 “아내는 오후 8시쯤 귀가하다 업무와 관련해 할 얘기가 있으니 사무실로 와 달라는 박 후보 전화를 받고 갔다가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아내는 황급히 뛰쳐나와 화를 모면한 후 같이 식사했던 A씨에게 전화해 박 후보에게 당한 사실을 상세히 얘기했다”며 “저는 이러한 사실을 2016년 2월에 알게 됐으나 박 후보가 임기 2년 차인데다 경남교육의 파행을 막기 위해 참았다”고 했다.
이어 “누구보다 ‘미투(나도 말한다·Me Too)’에 깨끗해야 할 교육계에서 이런 교육감은 반드시 퇴출해야 한다는 생각에 폭로를 결심했다. 박 후보는 당장 선거운동을 중지하고 교육감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박 후보는 현 경남교육감이다. 또 “박 후보는 법적 소송을 하려면 얼마든지 하라”면서 “아내와 박 후보 간 통화 기록도 남아 있어 정확한 사실을 토대로 고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후보 측 전창현 선거총괄본부장은 이에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명백한 가짜뉴스다. 즉각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전 본부장은 오후 늦게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 제250조 2항 낙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창원지검에 고발했다.
박 후보도 경남도청에서 열린 민주노총 주최 기자회견에 참석한 후 “처음 듣는 황당하고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박 후보는 “교육위원 시절에 직원들과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고 사무실에서 논의하는 경우가 워낙 많았다. (이 후보 아내와 그런) 상황이 있었겠지만 그런 일(성추행)은 없었을 것”이라며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제가 그럴 사람은 아니다. 선거 때문에 이런 경우를 겪나 하는 생각이 들어 참담하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선거 캠프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 같으면 법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본다. 이번 폭로는 한마디로 ‘황당한 경우를 당했다’로 정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측은 7일 오전 박 후보의 해명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다시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