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장소가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로 확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샹그릴라 호텔에, 김정은 위원장은 풀러턴 호텔에 묵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라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싱가포르 정상회담 장소는 센토사섬에 있는 카펠라 호텔이 될 것”이라며 “행사를 주최하는 싱가포르의 환대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정부는 샹그릴라 호텔 주변인 탕린 권역에 이어 카펠라 호텔이 포함된 센토사 섬 일대도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했다.
카펠라 호텔은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필두로 한 미국 실무협상단이 묵었던 곳이다. 부지가 넓은 5성급 호텔이며 근처에 골프장도 있다. 특히 섬에 위치해 두 정상을 경호하기 편하다는 점이 양국 실무진에게 크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카펠라 호텔에서 인부들이 대형행사에 필요한 시설과 천막을 설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앞서 정상회담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은 샹그릴라 호텔에, 김정은 위원장은 풀러턴 호텔에 묵을 계획이라고 미 정부 관료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 예상되는 샹그릴라 호텔은 최근까지 정상회담장 후보 1순위로 거론되던 곳이다. 연례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비롯해 최고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국제 행사를 치른 경험이 많다. 348㎡(105평)짜리 스위트룸의 하루 숙박료가 1만 싱가포르달러(약 803만원)에 달한다.
북측은 김 위원장의 숙소로 풀러턴 호텔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이끈 북한 실무협상단도 이곳에 묵었다. 싱가포르 강변에 있는 고전적인 스타일의 5성급 호텔로, 귀빈실의 하루 숙박료는 645만원 수준이다.
북미정상회담 개막 시간은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로 정해졌다. 미국 동부시간으로는 11일 오후 9시다. TV 시청률이 높은 황금시간대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아침 일찍부터 마라톤협상이 예상된다.
회담은 상황에 따라 13일까지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샌더스 대변인은 12일 회담에 대해 ‘첫 회담(first meeting)’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후속회담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12일 회담은 오전과 오후 회담으로 나뉘어 진행될 전망이다. 두 정상의 단독회담에 이어 참모들이 배석하는 확대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오찬은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처럼 각자 할 가능성도 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