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병원은 의료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늘 ‘부족한 예산’ 탓을 해왔지만 실상은 달랐다. 군 의료 예산은 엉뚱하게도 ‘성형수술’에 쓰이고 있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군 병원 불필요한 성형외과 진료 건수는 크게 늘었다.
군 병원에서 맹장 수술을 받고 입원했던 정모씨는 군의관에게 한가지 제안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코 성형’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그는 “며칠 뒤 자연스럽게 수술 일정 얘기가 나오면서 수술을 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코 기능에 아무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 정씨는 코뼈를 깎아내고 실리콘 보형물을 넣는 성형수술을 했다. 하지만 수술 후 부작용이 찾아왔다. 3년쯤 지나자 코가 이상해졌다는 것이다.
부작용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전역한 상태였다. 때문에 군 병원에 부작용에 대한 보수를 요청할 수도 없었다.
정씨는 민간 병원에서 사비 300만 원가량을 들여 재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정씨를 수술했던 군의관은 “먼저 수술을 권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또 맹장 수술을 한 외과와 협진했다고 했다.
한 군의관 출신 의사는 “의료 기술은 조금만 소홀해도 녹이 슬기 때문에 기술을 유지하고 싶어 연습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만약 훈련 도중 다쳤다면 군 병원 성형외과에서 신체 부위를 재건하는 수술을 하는 것은 마땅하다. 그러나 미용을 목적으로 한 수술은 엄연한 국군의무사령부 규정 위반이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군 병원 외래 진료 건수를 보면 성형외과 진료 건수는 계속 늘어 지난해 7400건이 넘었다. 이 중 미용 목적 시술이 몇 건인지는 따로 집계되지 않았다.
사진=SBS 방송캡쳐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