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安-金 단일화, 해도 한계”… 김문수 “단일화 결렬”

입력 2018-06-05 15:55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5일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에 대해 "두 분과 두 당이 알아서 할 일"이라면서 “단일화하더라도 한계가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투였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구로구 피자헛 테크노마트 신도림점에서 유세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야권 단일화는) 제가 관계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어떤 선거에서도 시민의 마음을 사는 게 중요한 것이지 선거공학적인 접근이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야권 단일화의 폭발력에 대해선 "여러 가지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부정적인 견해을 피력했다.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문제는 이날 안철수 후보가 김문수 후보와의 3일 회동 사실을 공개하며 다시 불거졌다. 안 후보는 3일 저녁 김 후보와 1시간 동안 만나 사실상 ‘양보’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양보’가 아닌 ‘당 대 당 단일화’를 제안했다고 한다.


‘단일화 논의’가 공개되자 김 후보 측은 이날 “단일화는 절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문수 후보 측 정택진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정치적 예의와 시·구의원 문제 같은 현실적 사안 때문에 협상은 결렬됐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4가지를 언급했다. ①지난 3일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1시간가량 회동한 것은 사실이다. ②김문수 후보는 당 대 당 통합, 안철수 후보는 김 후보의 ‘무조건적인’ 양보를 제안했다. ③여론조사 방식에 의한 단일화 논의는 없었다. ④정치적 예의와 시·구의원 문제 같은 현실적 문제로 인해 협상은 결렬됐다.

홍문표 한국당 중앙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안철수-김문수 단일화에 대해 아직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홍 선대본부장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후보들이 당과는 (단일화를) 밀접하게 상의한 바 없지만 후보 간에는 불씨가 꺼졌던 것이 다시 살아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문수 후보 측이 “단일화 결렬”을 공언함에 따라 서울시장 선거는 ‘3자 구도’가 기정사실화됐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겨냥해 ‘박원순 후원회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뒤에서 숨어 있겠다더니 박원순 후보 당선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더라”고 했다. 안 후보는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홍준표 대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홍 대표가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언급한 데 대해 “뒤에서 숨어 계시겠다고 하더니 또 말을 뒤집었다”며 “박원순 후보 후원회장답게 박 후보 당선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