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카드’ 몰래 훔쳐 도박한 15세 소년… ‘1억’ 탕진 후 뒤늦은 반성

입력 2018-06-05 15:0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영국에서 도박에 중독된 15세 소년이 아버지의 신용카드를 몰래 훔쳐 온라인 도박에 1억원을 탕진했다. 소년은 2년 전 우연히 도박으로 많은 돈을 땄다는 한 남성의 말을 듣고 도박을 시작해 헤어 나오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도박중독에 빠졌다.

영국 잉글랜드 웸블리에 사는 소년은 2년 전 아버지와 함께 축구 경기장에 방문했다. 그때 경기장 주변에 걸린 스크린에서 베팅 도박 광고를 본 사람들이 도박으로 큰돈을 벌었다며 자신들의 무용담을 들려주고 있었다.

옆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소년은 호기심이 발동해 아버지의 신분을 도용해 온라인 도박 사이트 계정을 만들었다. 그는 영국 매체 미러를 통해 “아버지의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을 쓰고 신용카드 정보를 그대로 적은 뒤에 몇 번의 클릭만 하면 배팅을 할 수 있으니까 모든 게 너무 쉬웠다”며 “간단한 가입 절차로 실제 도박을 하기까지 단 몇 초도 걸리지 았았다”고 고백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처음에는 5파운드(약 7000원)에서 시작됐던 소액 배팅은 점점 과감해져 급기야 한 번에 3000파운드(약 427만원)까지 걸게 됐다. 이후 일주일간 소년은 2만 파운드(약 2848만원)를 잃었고 결국 8만 파운드 (약 1억 1391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소년의 아버지는 이사 때문에 갑작스럽게 현금이 필요해지면서 통장을 확인하다 잔액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러곤 뒤늦게 소년이 온라인 도박으로 돈을 탕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의 가족은 아들의 빚을 갚기 위해 대출까지 받아야 했고 여전히 도박 빚을 갚고 있다. 현재 소년은 도박 중독 진단을 받고 심리치료와 함께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미러는 전했다.

소년은 “도박이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처럼 쉽게 중독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도박은 단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재미있는 수단이었다”며 “내가 벌인 일들에 대해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며 우리 가족의 삶이 폐해가 된 것 같다”며 뒤늦게 잘못을 뉘우쳤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