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붙은 탄자니아 쌍둥이 21세로 사망… “장애 있든 없든 인간은 평등”

입력 2018-06-04 18:57
사진=영국 BBC방송 영상 캡처

한 사람이면서 두 사람이었다. 복부가 연결돼 평생 한 몸으로 살아온 마리아-콘솔라타 음와키쿠티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교사가 되기를 꿈꾸며 지난해 대학에 진학했지만 호흡기 합병증으로 2일(현지시간) 끝내 사망했다.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한 몸으로 태어난 마리아와 콘솔라타 자매가 2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BBC방송, AFP통신 등이 3일 전했다. 위와 간, 폐 등을 공유하고 심장과 머리, 팔은 따로인 채 태어난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심장질환과 연관된 조직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서 투병하다 반 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탄자니아의 유명인이던 이들의 사망 소식에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존 마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은 트위터에 “두 사람의 사망 소식으로 슬프다. 콘솔라타와 마리아는 국가를 위해 봉사하길 꿈꿔 왔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많은 이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매의 유족과 친구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자매는 갓난아기일 때 부모를 잃었다. 둘의 이름을 딴 ‘마리아 콘솔라타’ 가톨릭 자선단체에 맡겨져 자랐고, 지방정부와 자선가들의 도움으로 고교 교육을 무사히 마쳤다.

지난해 9월에는 이링가의 루하 가톨릭 대학교에 입학해 화제를 모았다. 장애인은 태어나자마자 버려지거나 사회의 후미진 곳으로 밀려나던 탄자니아에서 몸이 붙어 있는 사람이 대학에 진학한 최초의 사례가 됐다. 이들은 지난해 BBC 인터뷰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뒤 교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매는 “우리는 프로젝터와 컴퓨터를 이용해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리아-콘솔라타 자매는 분리 수술도 거부했다. 언젠가는 한 남성과 결혼하고 싶다고도 했다. 마리아는 지난해 7월 국영방송에서 “장애인 학생을 숨기거나 가두지 말아 달라”며 “장애가 있든 없든 인간은 평등한 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제발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