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 지도부 물갈이… “빠른 비핵화 위한 조치” 분석

입력 2018-06-04 15: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통해 전달받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들어보이며 미소짓고 있다.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북한이 최근 군 서열 1~3위를 모두 교체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런 움직임은 군 내부의 비핵화 반발을 제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분석했다. 비핵화를 빠른 속도로 진행하기 위해 단행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3일 최근 북한이 인민무력상을 박영식에서 노광철 인민무력성 제1부상으로, 총참모장을 이명수에서 이영길 총참모부 제1부참모장으로 교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에도 군 총정치국장을 김정각에서 김수길 전 평양시 당위원장으로 교체했다.

총정치국은 북한군의 핵심 기관으로 군 간부 인사·검열·통제권을 갖는다. 인민무력상과 총참모장은 한국의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격이다. 만약 인민무력상과 총참모장 교체가 사실이라면 최근 들어서만 군 서열 1~3위가 모두 바뀐 것이다.

가디언은 북한 군 내부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추진하는 대남 및 대미 정책 반대파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가오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체결할 합의가 내부 반발에 부딪히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군 지도부를 개편한 것으로 봤다. 가디언은 김 위원장이 권력 기반을 공고히 다지기 위해 고모부 장성택과 이복형 김정남 등 반대파를 숙청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인민무력상 교체가 비핵화를 빨리 진행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세현 전 전 통일부 장관은 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인민무력상이 된 노광철은 노동당 제2경제위원장이었다. 제2경제위원회는 군수공업 다루는 곳으로 핵무기·미사일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광철이) 인민무력상이 되면 실무적으로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니까 비핵화를 확실하게 빠른 속도로 할 수 있고 결론을 빨리 낼 수 있다”며 “일종의 기술적인 조치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총정치국장 교체에 대해서도 “군부 내에 비핵화를 과감하게 하려는 것에 대한 저항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렇게 가는데 뒤에서 토 달지 말라는 메시지도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