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교회 앞에서 보이스피싱범이 피해자에게 돈을 건네받고 달아나려는 순간 전도사들이 덮쳐 범행을 막았다. 이들은 설치된 CCTV를 통해 범죄를 직감했다고 밝혔다.
4일 MBC ‘뉴스투데이’는 교회 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수상히 여겨 주시하고 있다가 범죄를 막은 전도사들의 모습이 담긴 CCTV를 공개했다.
영상 속 한 여성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여성은 불안한 듯 머리를 매만지고, 가방 안을 살피며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최근 1년 사이 교회 앞에서 보이스피싱 범죄가 3번이나 있었던 것을 떠올린 김 전도사는 CCTV를 통해 이 여성을 계속 살폈다.
잠시 뒤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성이 다가오더니 여성을 데리고 교회 안으로 들어간다. 남성이 내민 서류에 사인을 한 여성은 가방에서 봉투를 꺼내 건네고, 남성은 바로 교회를 빠져나간다.
순간 범죄임을 직감한 김 전도사는 동료와 함께 교회 밖으로 나가 남성을 뒤쫓았다.
김 전도사는 “여자가 가방에서 돈 같은 걸 꺼내려 하시더라”며 “돈 건네주는 현장인 거 같다 싶어서 보이스피싱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남성은 김 전도사를 발견하고 곧바로 도망을 쳤다. 하지만 도중에 발을 헛디디며 넘어져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자신을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속인 뒤 피해 여성에게 1000만원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검거된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구속해 조사하는 한편, 전도사 2명에게 감사장과 신고보상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