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총선 정국에 돌입한 터키에서 최근 한국을 비하하거나 폄하하는 기사가 주요 언론에 계속해 등장하고 있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대선 후보 무하렘 인제가 터키의 발전 모델로 한국을 언급한 후 시작됐다.
지난달 31일 터키 친정부 일간지인 예니샤파크에는 한국을 비판하는 칼럼이 올라왔다. 칼럼 필진인 파루크 악소이는 최근 미국에서 톱 가수로 우뚝 선 한국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터키가 한국을 모델로 삼는 것은 미국을 기쁘게 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런 의문과 생각을 품지 않고 나라를 미국 문화에 바치는 것”이라고 폄하했다.
아울러 “‘한국처럼 되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의 속내는 결국 한국 모델을 앞 세워 서구화를 원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국을 모델로 삼는 것을 ‘아시아를 통한 서구화 전략’이라고 적기도 했다.
이밖에도 한국인을 비하하는 ‘째진 눈’이라는 표현도 담았다.
또 다른 일간지 아이든륵은 한국을 두고 ‘미국의 점령지’라고 주장하는 칼럼을 실었다. 칼럼 필진인 이스메트 외즈첼리크는 “한국은 미국의 프로젝트 국가”라고 주장했다. 또 “아시아에서 미국의 전진기지”라며 폄하하기도 했다. 또 “수도 서울의 중심에는 미군 기지 본부가 있다. (한국은) 미국의 점령 아래 있는 나라”라고 왜곡했다.
터키 언론 이같은 혐한 보도는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대선 후보 무하렘 인제가 최근 각종 공식적인 자리에서 한국을 터키의 발전 모델로 계속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1980년대에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터키와 비슷한 2000달러 수준이었다”면서 “하지만 교육을 통해 기술인력을 양성해내 3만달러까지 껑충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한국처럼) 교육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유세 현장에서도 “터키는 베네수엘라보다는 한국처럼 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