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선거대책위원장은 3일 “안철수가 아직 살아 있다”는 표현을 썼다. 지방선거를 열흘 앞두고 간담회를 자청한 그는 “거리에 나가보면 안철수가 아직도 살아 있다. 어제 영등포역 앞에 갔는데 전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안 후보에게 다가와 인사를 하고 같이 사진을 찍더라”고 말했다.
이런 말이 나온 것은 선거가 코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당의 간판인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충분히 추격하지 못한 상황을 언급하면서였다. 손 위원장은 “안철수 후보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의 눈빛이 상당히 호의적이다. 강남역 앞에서도 그랬고 삼성동 인사동 암사동, 강서구 전통시장에서도 그랬다. 그런데 왜 지지율은 안 나오는지, 저도 참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열흘 간 지지율에 상당한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바른미래당 공천을 둘러싼 내홍 때문에 한동안 지지율이 정체됐지만 이제 선거가 본격화되고 함께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의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오늘 오후 강남 집중유세에서 안철수 후보와 유승민 대표 등이 다 함께 참석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선 거부하지 않는다고 했다. 손 위원장은 “박원순 후보가 지난 7년간 뭘 했는가 하는 의문을 많은 시민이 얘기한다. 박 후보는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나란히 평화만 외치고 있다. 많은 국민이 문재인과 박원순을 혼동하며 지지를 보내는데 그게 아니란 걸 알리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권의 두 후보 중에는 안철수 후보가 정통성을 갖고 있다”면서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짊어지고 경제를 이끌고 한국 정치에 통합을 새롭게 이뤄나갈 새로운 정치의 표상이다. 김문수 후보가 도지사로 일도 많이 했지만 지금 한국당은 박근혜 정권의 권력 농단에 함께 반성하고 성찰을 할 때다. 야권 단일 대표선수는 안철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손 위원장은 지방선거에서 만약 민주당이 ‘싹쓸이’를 한다면 이 나라에 큰 불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독재니까 괜찮지 않느냐는 사람도 있지만 독재는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가 북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에 완전히 묻혀 있는 가운데 여당 후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얹혀가려 하고 있다"며 "지방선거는 평화대사나 평화특사를 뽑는 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그런 지도자를 뽑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후 정계개편과 관련 손 위원장은 "지금과 같이 거대 양당 체제가 그대로 이어지거나 오히려 확대되면 경제는 물론 정치적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드루킹 사건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만약 민주당이 이번 선거를 싹쓸이하면 권력 실세들은 더욱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국민 무서운 줄 모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