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오른팔로 꼽히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2일(현지시간) 3박4일간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김 부위원장은 한국시간으로 3일 밤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를 갈아타고 평양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남한에도, 중국에도, 미국에도 가장 중요한 ‘대화’를 해야 하는 시점에 김영철 부위원장을 보냈다. 그는 세 나라를 오가며 여러 차례 취재진에 노출됐지만 단 한 번도 의미 있는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평창올림픽 당시 김 부위원장이 서울 방문을 마치고 돌아갈 때는 일간지 지면에 ‘끝내 한마디도 안했다’는 제목이 뽑히기도 했다. 이번 미국 방문도 마찬가지였다. 김 부위원장은 언론을 향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김 부위원장은 2일(현지시간) 오후 3시30분쯤 뉴욕 맨해튼의 숙소인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을 출발했다. 점심 무렵 호텔 인근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를 방문했을 뿐 별도 일정을 잡지는 않았다. 오후 4시50분쯤 뉴욕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에어차이나 ‘CA982’편으로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한 ‘당일치기’ 워싱턴DC 방문을 비롯해 김 부위원장의 동선마다 각국 취재진이 모였지만 그는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미국 방문 일정을 소화하면서 취재진 질문에는 나흘 내내 침묵을 지킨 셈이다. 미 국무부와 경찰은 마지막까지 각별한 경호와 의전을 제공했고 김 부위원장은 호텔을 나서면서도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갖고 JFK공항을 통해 미국 땅을 밟았다. 도착 당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만찬을 가진 후 이튿날 폼페이오 장관과 2시간20분에 걸쳐 회담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은 뒤 기자들에게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할 것”이라며 6·12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