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박료를 부담하는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숙소로 선호하는 풀러튼 호텔은 하루 숙박료가 6000 달러(약 645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북한은 국제 사회의 강력한 제재로 외화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전에도 국제 행사때 개최국 또는 단체가 북한 대표단의 숙박 비용을 대신 부담한 사례가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월 평창 올림픽 기간 동안 북한 선수단 22명의 숙박료를 부담했다. 한국도 응원단, 예술단 등의 숙박비를 충당하기 위해 260만 달러를 마련했다.
회담 준비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한 소식통은 미국이 숙박 비용을 부담할 의향이 있지만, 북한이 모욕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측은 싱가포르가 북한 대표단의 숙박 비용을 대납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북한의 숙박료를 대납하는 문제는 미국의 대북 제재에 위반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북한의 체류와 관련한 다양한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과 재무부에 면제 조항들을 요구하게될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방문 때 타게 될 항공기도 회담 준비 과정에서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로 알려진 참매1호는 1960년대 개발된 구소련제 일류신(IL-62) 기종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1980년대 도입한 이 전용기는 3000마일(약 4828㎞) 이상을 비행하는데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싱가포르까지의 거리는 5000㎞ 정도다.
WP는 “낡은 북한의 비행기가 3000 마일 이상을 비행할 수 없다는 부담 때문에 중국에 착륙을 해야할지도 모른다”며 “북한이 다른 나라가 제공하는 항공기를 이용해야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