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페미액션 ‘상의탈의’ 집회에… 페이스북 “오류로 삭제, 사과드린다”

입력 2018-06-03 08:23
불꽃페미액션 페이스북 캡처

서울 강남구에서 상의탈의 퍼포먼스를 진행한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액션)’의 페이스북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액션 회원 10명은 2일 오후 1시쯤 역삼동 페이스북코리아 사옥 앞에서 “남성의 가슴은 문제없고 여성의 가슴만 음란물이냐”고 규탄한 뒤 상반신을 전부 노출했다.

이번 집회는 페이스북 코리아 측에 항의하려는 취지로 기획됐다. 액션은 여성의 몸에 부여되는 ‘음란물’ 이미지에 저항하기 위해 가슴을 드러내고 찍은 사진을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하지만 페이스북 측은 5분도 되지 않아 사진을 삭제하고 한 달간 계정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 같은 조치는 집회가 끝난 뒤 철회된 것으로 보인다. 액션은 3일 “게시물 탈환을 완료했다. 우리의 승리”라며 페이스북 측에서 보낸 메시지를 캡처해 올렸다. 메시지에는 “규정을 위반하지 않은 귀하의 게시물이 당사의 오류로 삭제됐다. 불편을 끼쳐 사과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액션은 “페이스북 사옥 앞 상의탈의 퍼포먼스 이후 살아 돌아온 것”이라는 공지와 함께 삭제됐던 게시물을 수정해 올리기도 했다. 액션은 이 글을 통해 “농구장이나 축구장에서 웃통을 벗은 채로 운동하는 많은 남성을 볼 수 있지만 여성이 그렇게 하는 것은 보기 어렵다”며 “여성의 몸은 섹시하게 드러내되 정숙하게 감춰야 하는 이중적인 요구를 받아 왔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여성은 예쁜 모양의 가슴을 유지하도록 여성 속옷을 강요받아왔다. 하지만 여성 속옷은 혈액 순환, 소화, 호흡 등 건강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또 “여성의 나체는 ‘음란물’로 규정돼 온라인 사이트에서 삭제당하거나 일부 모자이크 처리돼 확산된다”면서 “반면 남성의 나체는 ‘보편적인 인간의 몸’으로 인식돼 삭제나 모자이크 처리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여성의 몸을 더 자유롭고 건강하게 만드는 데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