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의 어머니를 모시던 칠궁(七宮·문화재명 ‘서울 육상궁’)이 개방됐다.
문화재청은 1일 경복궁 누리집을 통해 예약한 시민들의 관람을 시작으로 시범 공개를 시작했다고 알렸다. 칠궁은 청와대 영빈관 옆에 자리 잡아 그동안 청와대와 연계된 관람을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개방으로 한 달간 화~토요일(휴궁일인 일·월요일 제외) 매일 5회, 회당 60명씩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됐다.
청와대도 이같은 소식을 알리며 칠궁의 역사를 소개했다. 청와대 공식 인스타그램은 1일 “나무의 결을 따라 오랜 시간이 담긴 이곳은 조선의 일곱 후궁의 사당입니다. 조선의 왕과 대한제국 친왕을 낳았으나 종묘에 모시지 못하는 후궁의 신위가 모셔져 있습니다. 1968년 1·21 사태 이후, 경비 강화 차원에서 관람이 금지되었습니다.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관람객에 한해 칠궁 관람을 허용하기 시작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8년 6월부터 칠궁의 문이 다시 활짝 열렸습니다. 이제는 청와대에 놀러 오시지 않아도 언제나 누구나 칠궁을 찾을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또 청와대 홈페이지 ‘효자동 사진관’은 칠궁 내부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칠궁은 조선시대 역대 왕이나 왕으로 추존된 이들을 낳은 생모이면서 왕비가 아닌 후궁 7명의 신위를 모신 사당이다. 애초에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씨를 위해 세운 사당이었다.
이후 숙종의 후궁이자 경종의 생모인 장희빈의 신위를 모신 대빈궁, 사도세자의 생모 영빈 이씨의 선희궁, 정조의 후궁이자 순조의 생모인 수빈 박씨를 모신 경우궁 등이 추가돼 현재 총 7개의 궁이 있다.
문화재청은 7월부터 시범 개방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후 내년 1월부터는 관람객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거쳐 다시 추가 확대 개방을 추진한다. 청와대와 칠궁 연계 관람 예약은 현행대로 청와대 홈페이지, 칠궁 단독 관람 예약은 입장일 6일 전부터 경복궁 홈페이지(www.royalpalace.go.kr)에서 각각 할 수 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