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너진 스리백… 신태용 감독 "충분히 고칠 수 있다" (일문일답)

입력 2018-06-01 23:20 수정 2018-06-01 23:32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둔 1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경기, 한국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2018.06.01. 사진=뉴시스

야심차게 시도한 변형 스리백이 실패로 귀결됐지만 신태용 감독은 본선 때까지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서 에딘 비슈차(바샥셰히르)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3으로 완패했다. 본선 첫 상대 스웨덴을 감안해 스리백을 들고 나왔지만 수비 뒷공간을 여러 차례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3골을 몰아친 비슈차에게 오른쪽 측면을 계속 내줬다.

신 감독은 "내용은 크게 뒤지지 않았는데 보이지 않는 실수로 골을 내줘서 안타깝다. 좀 더 많은 것을 준비하고, 키워야한다. 월드컵에 나가면 우리보다 더 강한 상대와 하기에 4백과 3백을 병행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최종 엔트리 선발을 위해) 수비에서 모든 선수를 공정하게 보려고 투입했는데 조직력이 흔들렸다. 출정식에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스리백을 두고는 "스리백 양쪽 선수들에게 풀백 개념이 묻어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고 있는데 안으로 좁히는 성향이 강하다. 선수들이 본인도 모르게 좁히면서 사이드에서 공간을 쉽게 내줬다"면서 "앞으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스리백 쓰면 충분히 고칠 수 있다"고 밝혔다.

◇신태용 감독 일문일답.

-오늘 경기 소감은.

"내용은 크게 뒤지지 않았는데 보이지 않는 실수에 골을 내줘 안타깝다. 좀 더 많은 것을 준비하고, 더 키워 나가야한다. 월드컵에 나가면 우리보다 더 강한 상대와 하기에 4백과 3백을 병행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최종 엔트리 선발을 위해) 수비에서 모든 선수를 공정하게 보려고 투입했는데 조직력이 흔들렸다. 출정식에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죄송스럽다.

-기성용 스리백 투입은 장현수 부재시를 대비한 것인가. 아니면 본선에서도 기성용이 센터백으로 나서나.

"둘 다 고민하고 있다. 앞선에 있는 선수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였고, 장현수가 회복하면 어떤 운영을 할 지도 생각했다. 기성용이 갖고 있는 장점과 앞선에 있는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좀 더 훈련을 해야겠다고 느꼈다."

-측면 공간을 많이 내줬는데.

"스리백 양쪽 선수들에게 풀백 개념이 묻어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고 있는데 아직 몸에 배어있는 안으로 좁히는 성향이 강하다. 상대 공격수가 1명인데 3명이 센터를 지키고 있다. 선수들이 본인도 모르게 좁혀 들어가면서 사이드에서 공간을 쉽게 내줬다.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앞으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스리백을 쓰면 충분히 고칠 수 있다. 이틀 만에 바꾸기엔 부족했다."

-내일 3명 탈락자가 공개될텐데.

"오늘 모든 선수들에게 시간을 할애하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스리백 선수들까지 시간을 다 주게 됐다. 스리백과 포백 중 어떤 전술을 들고 나갈지에 따라 탈락할 선수가 있을 것이다. 탈락의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어떤 전술을 들고 나가느냐에 따라 그 선수의 활용 가치가 얼마나 될 지 검토할 것이다. 오늘 저녁 코칭스태프 회의를 마치고 내일 오전에 통보하겠다."

-졌지만 잘 된 부분이 있나.

"졌기에 못한 부분이 훨씬 많다. 하지만 중원에서 빠르게 역습 나가는 모습은 좋았다. 스웨덴과 할 때도 그런 것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손흥민이 골키퍼와 완벽한 기회에서 골을 넣었다면 분위기를 우리가 끌고와서 훨씬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을 것이다. 잘 만들고 못 넣어서 아쉽다. 더 완벽하게 해주면 우리가 충분히 스웨덴을 힘들게 만들 수 있다."

-분위기를 바꿔야 할텐데.

"마지막 국내 평가전이자 출정식이었다. 기성용의 센추리 클럽도 있어서 선수들끼리 좋은 분위기로 가자고 했는데 작은 실수로 패했다. 영상 미팅을 통해 선수들 개개인, 팀 전체 조직력을 짚고 넘어가겠다. 분위기가 가라앉아도 짚고 넘어가고, 개선해야만 오스트리아에서 준비할 수 있다. 선수들이 힘들 수 있겠지만 팀이 잘 할 수 있도록 분위기 반전을 시키겠다. 평가전에서 패해 죄송하지만 좀 더 사랑으로 감싸주면서 응원해달라."

-스웨덴전 앞두고 보안할 점이 있다면.

"스웨덴 선수들은 충분히 분석했다. 스리백에 있는 선수들이 나올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무의식적으로 안으로 좁혀 들어가 상대에게 기회를 많이 줬다. 좀 더 과감하게 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부딪히면서 뒤에서 커버해야한다. 몇 번 손발을 맞추면 훨씬 더 조직력이 좋아질 것이다."

-손흥민이 오늘처럼 내려와서 공을 잡는 것이 좋은 것인가. 아니면 위에서 슛을 많이 시도하는 것이 좋은 것인가.

"오늘 손흥민이 공을 많이 받으려 내려오고, 돌파도 많이 했다. 스웨덴전에서는 다른 모습을 주문할 것이다. 100% 공개할 수는 없지만 오늘과 조금 다른 모습으로 할 것이다. 평가전이라 세트피스 등 우리가 했던 훈련은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노출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숨길 것은 숨겼다. 물론 핑계 밖에 되지 않는다. 실점을 하지 않고 그런 부분을 가져갔어야 하는데 실점을 해서 죄송하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