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경비원 2명 살인사건… “피해의식 쌓인 듯”

입력 2018-06-01 17:55
뉴시스

경찰이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강모(28)씨를 1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평소 피해의식이 있었던 강씨가 인간관계에 대한 불신이 쌓이면서 저지른 범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씨는 지난 26일 오후 9시쯤 본인이 거주하던 서울 강남구 세곡동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60대 경비원 A씨와 B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와 B씨는 처남 매부 지간으로 알려졌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번 사건을 진행하면서 범행 동기를 추정하는 데 상당히 고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씨가 뚜렷하게 범행 동기에 대한 진술을 하지 않는데다가 횡설수설하는 경향을 보인 까닭이다.

강씨는 조사를 받으면서 “위층에 소리가 들려 민원 제기를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강씨가 들었다는 소리가 다른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강씨는 또 “정신병으로 약을 먹어 왔다” “환청이 들린다” 등의 주장을 일관성 없이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강씨에게 정신적 질환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기록을 확인한 결과 강씨는 불안 증세로 수차례 정신과 진료를 받은 이력이 있었다. 하지만 그가 정신적 문제로 입원했던 적은 없었고, 통원 이력과 범행과의 연관성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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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조사가 이뤄지면서 강씨가 경비원들을 상대로 구두로 “위층에 소리가 들린다”는 얘기를 했던 정황이 파악됐다. 경찰은 강씨가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일상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본인을 무시한다는 식으로 생각해왔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자신의 민원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무시당한 것으로 여기고 범행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강씨는 26일 오후 10시10분쯤 오피스텔 인근에 있는 파출소를 찾아 “사람을 죽였다”라며 자수했다. 경찰은 그를 긴급체포해 28일 구속했다.

A씨와 B씨는 평소 주민들과 특별한 갈등 없이 지내왔으며, 강씨는 평소 가방에 손도끼와 등산용 칼을 지니고 다녔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