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취재 공개 제안한 리선권 "제가 오늘은 양보하겠는데…"

입력 2018-06-01 13:14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 1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고위급 회담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일 “지난 5개월 동안 지속된 남북관계의 여러 문제를 잠깐 생각해보니까 날씨가 변한 건 비교도 안 되게 훨씬 더 많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날씨보다 더 많이 바뀐 게 남북관계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남북관계가) 더 속도를 내야 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5개월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우리가 해야겠구나 하는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북측 대표단 단장으로 나온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그런 평가는 우리보다도 민심이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번에 올 때 경건한 마음으로 평화의 집에 도착했다. 판문점 선언이 채택된 장소에서 선언 이행을 위한 책임과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조 장관은 “좋은 말씀 잘 들었다”며 “장관급이 거의 매달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것 자체가 남북관계에 많은 변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도 4·27과 5·26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보여준 신뢰 배려 이해를 바탕으로 논의한다면 우리가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회담문화를 바꾸기 위해 공개적으로 진행하자는 리 부위원장의 제안에 대해서는 “일단 기본적인 의견을 한번 교환한 다음에 중간에라도 기자단이 들어와서 오래 취재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완곡히 거절했다. 이에 리 부위원장은 “역시 회담이라는 거는 타협의 예술이라고 했으니까 타협을 하자”면서 “제가 오늘은 양보하겠는데 다음번에는 공개를 좀 합시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회담은 55분 만에 종료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판문점선언 이행방안에 대해 상호 의견을 교환했고 검토한 다음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며 “분야별 회담 날짜, 6·15남북공동행사, 개성에 설치하기로 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크게 이견이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판문점=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