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일 “지난 5개월 동안 지속된 남북관계의 여러 문제를 잠깐 생각해보니까 날씨가 변한 건 비교도 안 되게 훨씬 더 많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날씨보다 더 많이 바뀐 게 남북관계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남북관계가) 더 속도를 내야 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5개월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우리가 해야겠구나 하는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북측 대표단 단장으로 나온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그런 평가는 우리보다도 민심이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번에 올 때 경건한 마음으로 평화의 집에 도착했다. 판문점 선언이 채택된 장소에서 선언 이행을 위한 책임과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조 장관은 “좋은 말씀 잘 들었다”며 “장관급이 거의 매달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것 자체가 남북관계에 많은 변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도 4·27과 5·26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보여준 신뢰 배려 이해를 바탕으로 논의한다면 우리가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회담문화를 바꾸기 위해 공개적으로 진행하자는 리 부위원장의 제안에 대해서는 “일단 기본적인 의견을 한번 교환한 다음에 중간에라도 기자단이 들어와서 오래 취재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완곡히 거절했다. 이에 리 부위원장은 “역시 회담이라는 거는 타협의 예술이라고 했으니까 타협을 하자”면서 “제가 오늘은 양보하겠는데 다음번에는 공개를 좀 합시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회담은 55분 만에 종료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판문점선언 이행방안에 대해 상호 의견을 교환했고 검토한 다음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며 “분야별 회담 날짜, 6·15남북공동행사, 개성에 설치하기로 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크게 이견이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판문점=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