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밀크커피반점, 점점 진해진다는데…“치료 빠를수록 효과 좋아”

입력 2018-06-01 10:25

아기들은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어른에겐 사소한 질환이라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부모는 아기에게 나타나는 이상 징후들을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질환이야 정기적인 병원 검진을 통해 알아볼 수밖에 없지만, 적어도 피부 질환은 이상이 나타나는 즉시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으므로 평소 아이의 피부 상태를 잘 관찰하는 것이 좋다.

특히 모반 종류의 피부질환은 눈에 잘 띄지만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데, 모반 중에는 악화되면 치료가 까다로워지는 것도 있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밀크커피반점이다. 밀크커피 반점은 초기에는 색이 옅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시간이 갈수록 짙어진다. 또, 밀크커피반점이 몸에 6개 이상 자리 잡고 있다면 신경섬유종증의 전조증상일 수 있으므로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밀크커피반점은 원형이나 지도 모양으로, 얼굴과 몸 전체를 불문하고 나타나는 갈색 모반이다. 가지고 태어날 수 있고, 출생 직후 생기는 경우도 있다. 표피에 멜라닌 색소가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것인데, 한국인 10명 중 1명이 갖고 있는 흔한 색소 질환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밀크커피반점은 제거하지 않는다고 피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성장할수록 더 크고 진해지면서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스트레스나 콤플렉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소견. 따라서 미용 목적으로 이를 제거하기 위해 피부과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압구정 웰스피부과 이원신 원장은 “아기의 얼굴이나 팔, 다리 등 노출 부위에 밀크커피반점이 있다면, 제거 시술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라며, “밀크커피반점은 난치성 색소 질환이기 때문에 보통 30회 이상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고, 조기에 치료할수록 효과와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전문의와 가급적 빨리 치료 계획을 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전에 밀크커피반점을 제거할 때는 고출력 에너지를 조사하는 방식의 레이저가 보편적으로 사용됐다. 이 치료는 시술 부위에 딱지가 떨어지며 색이 연해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래서 치료 후에는 통증이 동반됐고, 보호자에겐 소아가 치료 부위를 만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 피부색보다 치료 부위가 더 연해지거나 오히려 색이 진해지는 부작용이 보고되기도 했다. 요즘에는 딱지나 출혈이 생기지 않는 강도의 저출력 에너지를 조사하는 ‘피코토닝’이 등장, 생후 100일의 소아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시술 받을 수 있게 됐다.

‘피코슈어레이저’는 기존에 나노(10억 분의 1) 초의 레이저보다 1000배 빠른 피코(1조 분의 1) 초로 레이저를 조사해 정상 피부 손상은 거의 없이 비정상 색소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레이저 시술이다. 수면 마취 없이 마취 크림을 바르는 것만으로 시술 가능하고, 완치는 아니지만 80% 이상 만족할 만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재발률이나 부작용도 현저히 감소했다.

이 원장은 “밀크커피반점은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점의 크기와 색깔, 위치 등을 고려해 고출력 레이저로 병행 치료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피부과 전문의가 병변의 반응에 맞게 치료를 진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임상 경험이 있는지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원장은 “밀크커피반점은 치료 후 반점이 사라져도 내원해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