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갑질’로 3달 정직, 대학원생들 ‘복귀 반대’ 자퇴서 제출

입력 2018-05-31 11:45 수정 2018-05-31 11:46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에는 ‘갑질’ 교수 복귀에 반대하는 서울대학교 대학원생이 출연했다.

‘갑질 종합선물세트’ 교수에게 3개월 정직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지자 서울대학교 대학원생들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자퇴서를 제출했다.

자퇴서를 제출한 서울대학교 대학원생 김정환씨에 따르면 해당 교수는 사적 업무를 학생들에게 수시로 시켰다.

냉장고 청소, 곰팡이 제거, 집에 배달 온 우유 챙기기, 우편물 관리, 세탁물 수거, 교수의 바느질, 자동차 운전,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자동차 정기점검, 보험료 처리, 중고 TV 처분, 국세청 업무 등이다.

심지어 학생 명의로 핸드폰을 개통해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과도한 생활 통제도 지적됐다. 휴일에도 기습적으로 연락해 항시 대기하도록 했다. 학생들에게 ‘좋은 식당을 예약하고 분위기를 띄워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요구에는 협박이 뒤따랐다고 한다. 또 ‘이런 일들을 남들은 모르게 우리끼리만 알자’는 식의 내용을 메일로 보내기도 했다.

성희롱도 있었다. 팔짱을 끼면서 여성 가슴 부분과 닿게 하거나, 등을 쓰다듬기도 했다. 공개된 자리에서 성적 사생활을 이야기하거나 외모 품평을 한 적도 있다.

대학원생들은 이런 내용들을 학교인권센터에 제소했고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교육부 감사를 통해 횡령 사실이 추가로 밝혀져 검찰 고발도 이뤄졌다.

하지만 5월, 결국 정직 3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다.

학생 10명은 ‘자퇴서’를 냈다. 김씨는 “더 이상 수가 없다는 막막함에 제출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절박했다. 부당하게 고통받는 동료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됐고 죄책감 때문에 나서게 됐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할 수 있는 제도적인 수단이라고 하는 건 다 동원했다. 만약 정직 3개월이 확정돼서 교수가 복귀하게 된다면 피해 학생들에게는 엄청난 고통을 가져올 것”이라고 피력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