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철거 언제?” 日 기자 질문에 추미애 ‘돌직구’ (영상)

입력 2018-05-30 14:56 수정 2018-05-30 15:08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소녀상을 언제 철거해줄 수 있느냐”고 묻는 일본 기자에게 일침을 날렸다.

추 대표는 2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의 중요한 기점을 맞은 상황에서 외신기자클럽의 요청으로 한국 집권 여당 대표의 견해를 듣는 자리였다.

그런데 이날 일본 보수 성향 산케이신문의 기자가 “일본 기자로서 한국 정치 지도자에게 항상 질문하는 게 있다”면서 위안부 소녀상을 언급했다.

구로다 기자는 추 대표에게 “한국 사회는 법치가 아니라 ‘반일 행위는 다 무죄’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대사관 앞 소녀상은 국제적인 기준으로 볼 때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언제 철거, 이전해줄 수 있나”라고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추 대표의 답변은 차분하고 단호했다. 그는 “위안부 소녀상이 아무것도 상징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보기 싫을 이유도 없고 굳이 철거하라고 할 필요도 없다”며 “질문 하셨다시피 소녀상을 보면 불편하다. 그런데 불편하라고 우리 시민단체가 그렇게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소녀상은 흉물이 아니다”며 “역사의 양심을 지적하는 것, 일본이 전시(戰時)에 아무 힘 없는 소녀들을 끌고가 성 노예 시켰다는 걸 고발하는 것, 다시는 그 같은 비극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걸 평화적인 방법으로 항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이 과거사에 진정으로 참회하고, 피해자들에게 일일이 사과하는 등 인권에 대한 회복력을 보여준다면 소녀상이 이렇게 양국 간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본다”고 꼬집었다.

추 대표는 “그때의 치욕과 성적 수치로 인해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 못하고 회한의 삶을 보낸 슬픈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대한민국 정치인으로서 참으로 부끄럽다”면서 “이 질문을 받는 그 자체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 정말로 죄송하다. 그 말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